윤종락 변호사

 

[윤종락 변호사] 얼마 전 '범죄도시'라는 영화를 봤다. 속칭 상남자들의 세계를 보여주는 영화였다. 배우들의 거침없는 말과 행동들로 인하여 간접적인 쾌감을 맘껏 누리고 영화관을 나왔다. 그리고 어제  콜롬비아와 한국의 축구 친선경기를 보다가 콜롬비아 선수 한명이 한국 선수를 향해 눈을 찢는 제스쳐를 보고 기분이 언짢았다. '아니 국제화, 세계화 시대에 아직도 저런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나? 더욱이 한 국가의 대표선수로서 다른 국가와 많은 경기를 치르는 동안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할 기회가 많았을 터인데도 말이다.' 그러면서 문득 얼마 전에 본 '범죄도시'가 떠올랐다. 조선족들이 이 영화를 보았다면 한국사람들이 영화에서 즐겼던 통쾌함을 느꼈을까? 아니면 눈을 찢는 제스처를 본 한국인과 같은 언짢음을 느꼈을까?

요즈음 조선족들이 자주 영화에 등장한다. 그만큼 한국사회에 조선족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족들은 영화에서 대부분 잔인하거나 질서를 지키지 않는 무례한 사람들로 묘사된다. 이러한 이유가 오원춘 사건이라든가 조선족이나 중국인 관광객 일부가 물의를 일으킨 사건 등이 있어서 생긴 것이리라.

그러나 어떤 민족에게도 강력사건이 있게 마련이고, 문제를 일으키는 일부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유독 조선족에게만 발생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최근에 나온 한국의 범죄통계를 보면 조선족이 많이 거주하는 대림동 등의 범죄건수는 인구 대비 다른 지역의 범죄건수보다 많지 않다. 오히려 조선족들이 모여사는 지역 중에 범죄건수가 평균보다 적은 지역도 있다. 비단 조선족에게만 위와 같은 편견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동남아시아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이미 도를 지나칠 정도로 심각하다.

현재 한국사회는 다문화 가정이 다수 존재한다. 2015년 다문화 가정의 통계를 보면 다문화 가정은 23,000가정이 있고, 다문화 가정의 자녀수는 10만 명을 넘는다. 다문화 가정은 한국 국민임이 사실상, 법률상 명백하다 이들에게 편견과 차별이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편견과 차별 없이 다른 민족 다른 문화를 접한다면 이해의 폭이 넓어질 뿐만 아니라 우리의 모습도 되돌아 볼 수 있어 좀 더 창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문화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사람들의 잘못을 전체의 모습으로 판단하지 말고,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다른 민족, 다른 문화를 대하여 할 것이다.

현대는 세계화, 국제화 시대이다. 우리는 싫든 좋든 다른 민족과 교류하고 소통하며 살아야 한다. 다른 민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가지고서는 국제화 시대에 발맞추어 살 수 없다. 국제화 시대라는 현 상황을 떠나, 인간에 대한 존중과 배려 차원에서도 다른 민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주변에 있는 다른 민족이나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에게 편견 없이 공평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가 먼저 그들을 존중하고 배려한다면 그들도 자연스럽게 우리를 존중하고 배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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