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대통령평통자문위원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대통령평통자문위원] 트럼프가 12일간의 아시아 5개국 순방길에 올랐다. 일본, 한국, 중국, 베트남, 필리핀을 순방일정으로 잡았다. 일본에서는 환대를 받았다. 한국에서는 반대집회가 열렸고 진보단체들은 전쟁반대 피켓을 들고 시가지를 행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수 단체들은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트럼프 방한을 환영하는 집회가 열렸다. 트럼프 방한을 두고 찬반이 엇갈리는 집회가 열렸다. 트럼프 방일 첫날 미군기지에서 연설을 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는 "지난 25년 나약하게 북을 다뤘다.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를 곧 결정할 것이다. 북주민은 위대, 근면, 따뜻하다." 김정은 정권과 분리 대응을 시사했다. "미국은 강하고 능력 있는 동맹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순방 일정은 철저히 북한 문제에 맞췄다. 대북 압박과 대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특유의 협상 전술을 발휘했다. 이 자리에서 러시아의 푸틴을 만나 북한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도 확인했다. 만일 트럼프와 푸틴이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필리핀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정상회의 협력(EAS)에 참석해서 만난다면 이번 순방에서 한·중·일·러까지 북한을 뺀 6자 회담 당사국들과 모두 정상회담을 하는 셈이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순방 첫날 브리핑에서도 총 19개 질문 중 12개가 북한에 집중됐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가 일본인 납북자 가족과 만나는 것과 관련해 "북한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체주의 국가"라며 "트럼프는 그의 관심을 인권으로 돌리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핵은 체제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남한을 합병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반도 문제는 비핵화로만 풀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방한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7번째이자, 25년만의 국빈방문이다. 24년만의 미 대통령 국회연설까지 이루어졌다. 이번 트럼프 방한으로 한·미정상회담이 세 번째 이루어지는 셈이다. 이번 주요 아젠다는 북 핵, 한미FTA와 미(美)무기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미공조, 동북아 평화와 안정 구축방안 등에 대해 보다 깊이 있고 허심탄회한 논의가 이뤄졌다. 최첨단 군사자산의 획득 및 개발과 관련해선 핵추진잠수함 구매 등에 대한 후속 논의가 주목된다. 트럼프는 한국 정부의 3국 군사동맹 불참방침을 의식한 뼈있는 발언을 했다. "한·미·일 힘을 합쳐야 북 핵 대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분도 우리 정부와 배치되는 점이다.

 이번 트럼프 방한과 관련하여 양국의 정상회담에서 격의 없이 대화한 점이 국민을 안심시키는데 충분했다고 본다. 트럼프는 주로 북한의 인권 참상과 계속된 테러 등을 객관적 사실과 구체적 수치를 동원해 조목조목 짚었다. 한국에 대하여는 호의를 가지고 있으며 "한국경제 성공은 인류정신의 승리"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안보전략을 일관성 있게 가지면서 '국제적 대북 핵 저지'에 공동보조를 취해 대응해 나가길 바란다. 일관성 없는 모습과 분명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 국민들이 불안해 진다는 것을 인식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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