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연기 초유 사태에 수험생·학부모 혼란
일선 학교서도 등교 문제 등 학사 운영 혼선

[충청일보 장병갑기자]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혼란에 빠졌다.

일선 학교에서도 밤 늦은 시간 수능 연기에 따른 대책이 전달되면서 학사 운영에 혼선을 빚었다.

수험생들은 관행처럼 수능 하루 전 자신들이 공부했던 문제지 등을 버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수능시험장으로 지정된 학교의 경우 수능에 대비해 교실에 남아 있는 교과서나 참고서적을 모두 외부로 옮긴다. 이때 발생하는 양이 많을 경우 외부 업체를 부를 경우도 있어 수험생들이 자신들이 공부했던 서적을 다시 찾기는 힘든 지경이다.

한 수험생은 "수능 전날이나 수능날  잠깐 짬을 내 보는 요약노트나 오답노트 등을 제외하고 버렸는데 난감하다"며 하소연했다.

청주 한 고등학교는 고사장 준비를 위해 수거업체를 불러 고 3교실에 쌓여있던 수험서 전량을 처리했다.

컨디션 조절과 남은 일주일간 계획을 다시 짜는 것도 난감한 상황이다.

학부모들은 학부모대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학부모는 "수능에 맞춰 어렵게 연차를 냈는데 다시 내야하는 상황"이라며 "나보다도 수능이 연기됐다는 소식에 딸 아이가 동요하는 것 같아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수능 연기에 따라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들은 등교 문제와 수업시간 등 학사 운영에 혼선을 빚었다.

특히 학생들의 등교를 결정한 학교들도 일부 영양사·조리사들이 출근하지 않아 급식을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교사들이 시험감독으로 차출돼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어려워 16일 휴업을 결정했던 청주 운호고등학교는 수능이 연기되자 3학년생들을 제외한 1∼2학년생들의 등교를 결정했다. 그러나 워낙 밤늦게 이뤄진 결정이라 식자재 배달이 않된 것은 물론 영양사·조리사들이 출근하지 않으면서 점심 급식이 어렵다고 판단, 오전 수업만 했다.

오송고는 도교육청 지침대로 3학년생들에게 등교하지 말고 집에서 심리적 안정을 취하라고 통보했고, 1∼2학년생들에게도 등교하지 말라고 공지했다.  충북대 사범대 부설 고등학교는 자칫 학생들에게 혼란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예정대로 1∼3학년 전원 휴업 조치했다. 청원고는 1∼3학년생 전원을 등교토록 했으며 수업도 평상시와 똑같이 진행하기로 했다.

시험장 학교는 수능을 위해 비우거나 떼어낸 교실 사물함과 부착물을 원래로 돌릴지도 고민거리다.

수험생들은 시험장을 조정하는지, 예비소집을 다시 하는지 몰라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수험표 관리는 또 다른 문제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수험표 분실에 대해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한 학교 관계자는 "단순히 수능 일정만 일주일 연기 된 것이 아니라 학사운영 등 모든 상황이 바뀌여 어떻게 처리할 지 난감한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며 "학생들의 문의도 끊이지 않고 있다"고 난감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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