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 전 단양교육지원청 교육장·시인

[이진영 전 단양교육지원청 교육장·시인] 아로마는 사람에게 이로운 식물의 향기 또는 이를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정유 상태로 가공한 방향 물질을 말하며, 아로마 요법은 이것을 몸과 마음 그리고 피부 치료에 이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허브나 나무 등에서 추출한 방향유를 이용하는데 수백 가지 종류가 있으며 특유의 향을 갖고 있어 그 자체에 치료 효능이 있다.

 아직 본격적인 의학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치료의 보조적 수단이나 건강 증진 수단으로 활용되며 일부는 민간요법의 효능과도 맥이 닿아 있다. 육아를 위한 성장 마사지로도 사용되어 자기 전이나 목욕 직후에 조금 나른하게 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성장력이 더욱 좋아지며 매일 반복할 때 보호자와의 유대감을 늘려주고 아이의 심리적 안정감을 키워주는 좋은 스킨십이 된다고 한다.

 주의할 것은 아로마 요법에 사용되는 방향유가 식물의 성분을 고농도로 농축한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희석해서 써야 한다는 것이다. 특성이 다른 2가지 이상을 혼합하여 새로운 향기를 가진 아로마를 만드는 것을 블렌딩이라고 하는데 몸의 피로 해소, 균형 유지, 스트레스나 불면증 해소, 면역력을 높이는 데, 무릎과 허리 통증 치료 등에 이 방법을 사용한다. 향기는 약처럼 강력한 작용을 하지는 않지만, 순간적으로 몸과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 긴장을 천천히 풀어주고 치유력을 회복시킨다고 한다.

 가을이 깊어지니 나무마다 여름내 뽐냈던 잎을 떨구고 있다. 이제 때가 된 것을 아는 까닭이다. 자기가 나서면 특효약이 되어 세상을 고칠 줄 알고 설치는 때가 있고 남이 아니라 바로 자기가 먼저 고쳐야 할 존재임을 알게 되는 때가 있다. 어떤 사람이 넓은 강을 만나 뗏목을 엮어 건넜다. 건너고 보니 정성 들여 만든 뗏목을 버리기 아까워서 짊어지고 걷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목적지에 닿기도 전에 쓰러져 버렸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무성한 잎을 버리고 알몸으로 서면 부끄럽고 미안하다. 단 한 줄기 향기로나마 남고 싶을 뿐이고 그나마 다른 향기와 섞여 내 것은 없어져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며 그도 저도 아니면 또 어떠랴 싶다. 약처럼 살면서 헤집던 발걸음을 돌아보는 것도 아로마 요법이 되는 일일 거다.

 하찮은 나무도 알아보는 계절을 알지 못하고 또 허둥대는 미련이 생기면 아로마처럼 물들어 떨어지는 나뭇잎을 바라보자. 약보다는 향기가 되고 더 나아가 새로운 블렌딩이 되기를 소망하자. 시인이 풍성하게 했던 말을 자꾸 뜯어내는 것은 더 좋은 시를 낳기 위함이며 도공이 정성을 다해 만든 작품을 미련 없이 깨뜨리는 것은 귀한 예술품을 얻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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