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한 해를 마감해야 할 때가 왔다. 곧 다가올 2018년을 준비하면서 올 한 해를 돌이켜 본다. 어느 해가 그렇지 않을까마는 금년은 국내외적으로 특히 다사다난했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 그랬듯이 다시 반복될 대외적인 일들은 제겨두고, 개인적인 일들에 관한 몇 가지를 얘기하고자 한다. 며칠 후면 다가올 12월은 덤으로 사는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남은 한 달이 지나면 새로운 해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 기간에 하여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은 다른 대학과 달리 학생지도에 특이한 방식을 도입하여 활용하고 있다. 매주 2시간을 학생상담시간으로 정하여 소속학과 학생 중 자기에게 상담 배정을 신청한 학생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교수의 재량에 맡기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시간을 먼저 학생들과 1:1 개별 상담을 몇 차례 하게 된다. 사실 상담을 하다보면 부모한테도 얘기하지 않는 비밀스런 얘기라던가, 때론 당혹스런 고민을 털어 놓아 어려움과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특히 힘들고 어려운 문제에 대하여 한없이 눈물을 흘릴 때에는 여간 힘들지 않다.

 이번 기간에는 3학년 학생들이 겨울방학으론 대학생활 중 마지막이어서 특별한 각오와 준비 없이 보내지나 않을까 하여 기회를 마련했는데, 다행히 잘 준비하고 있어서 안심이었다. 세세한 계획과 실천의지를 들을 때 마다 느끼는 것은 정말 잘 준비하는 것이 어떤 것이냐 하는 답이 보이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지나친 욕심만 부려 의욕에 불타있는 학생이 간혹 있다. 너무 무리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지난 1,2학년 때 실패한 경험을 얘기하며 야무지게 계획을 세운 학생을 보며 희망을 본다.

 더불어 나 자신에 눈을 돌려 생각해 본다. 그동안 부족한 면을 채우려 무리하게 욕심을 부려 의욕만 앞세우지는 않았나 싶어 많은 일들이 후회스럽고 부끄럽다. 솔직히 진솔한 저들의 얘기를 듣는 순간에도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며 저들에게서 배운다.

 남은 한 달이 소중한 것은 이 한 달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내년 2018년이 확연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즉, 지난 11개월을 feedback 하는 일에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철저한 반성과 성찰 없이 내년을 향한 계획에 급급하다 보면 금년보다 나아질 것이 없음은 뻔한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많은 교회에서는 12월에 몇 주간 동안 특별 새벽기도회를 갖는다. 참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본다.

 덤으로 사는 한 달 동안 준비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여야겠다. 이 기간에 개인적으로 특별히 준비하는 물건이 있는데, 바로 업무수첩이다. 필자에게는 매년 대학에서 지급되는 업무수첩이 있기는 하나 내게 맞는 수첩을 골라 구입하여 수년 간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내일은 문구점에 들러 업무수첩과 월간계획표를 구입하고자 한다. 덤으로 시작하는 12월 1일부터 금년도 수첩을 접고 내년도 새로운 수첩을 활용하여 1월이 더욱 의미 있게 틈새 없이 연착륙되도록 준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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