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준 청주대 교수

[정창준 청주대 교수] 거짓말은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결코 자랑스럽지 않은 장기 중의 하나이다. 정교하게 다듬어진 언어 도구를 구사함으로써 인류 역사이래 지금까지도 많은 사건의 중심에는 거짓말로 인해 엉킨 실타래가 부지기수이다. 심지어는 나이도 차지 않은 유치원생의 불확실한 증언 즉 거짓말로 인해 피해를 입은 유치원 선생님이 수년 동안 고통 속에 있다가 법원의 무죄판결로 누명을 벗었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또 한 대학에서 있었던 일로 악의적인 거짓 성폭력피해 신고자의 무고는 천추의 한을 안은 채로 귀중한 목숨을 앗아간 피해 사례도 드러난다.

 한 연구자에 따르면 거짓말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첫 번째는 자신의 이익을 위한 자기 중심적인 거짓말이요, 다른 하나는 타인의 이익을 배려한 것이다. 보다 구체화하면 첫 번째로, 선의로 하는 것으로 선의라고 하지만 엄밀하지 못한 것이므로 임시방편적이고 사회적인 것이며,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졌을 때 오히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경우이다. 둘째로는 유머나 가벼운 농담 섞인 것으로 듣는 상대방이 다행히 그 의도나 진의를 알기 쉽기 때문에 피해나 부작용이 없어 다행인 경우이다.

 세 번째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임시방편적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도움을 받은 이가 별 탈 없이 지나가면 문제가 없겠지만, 이것 역시 개운치가 않다. 네 번째는 자기방어적인 거짓말로 이는 자신뿐만 아니라 남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방어적인 거짓말을 하거나 다른 사람의 공격을 피하거나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사용하는 거짓말이다. 역시 임시방편적인 것이며 과장이 심하거나 습관화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고, 실제 그렇게 되면 허풍장이로 낙인찍힐 위험성이 있을 것이다. 말하는 본인은 사건마다 위기를 벗어나는 듯이 보이나 신뢰의 위기까지 겹쳐서 치명적 상처를 입을 수 있겠다.

 다섯 번째는 공격적인 거짓말이다. 남을 해치거나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하는 거짓말이다. 언론의 사건사고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부류로서 거짓말 피해의 크기도 가장 큰 것으로, 정치사회적인 커다란 문제를 일으켜 연일 뉴스의 중심에 서있다. 다음으로는 병적인 거짓말과 공상허언증을 들 수 있으며, 말 그대로 거짓의 수준이 병적이기 때문에 듣는 이들은 직접적인 피해를 받기 이전에 방어가 비교적 쉬우므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종류가 되겠다.

 다시 정리하자면, 어떤 종류의 거짓말이 가장 큰 피해가 클 것인가 하는 것인데, 역시 정치적이며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는 수준의 거짓말일 것이다. 이제 개인을 비롯하여 사회적인 차원에서 더 나아가 국가적인 차원으로 확대되는 거짓을 구분하고, 가려내는 일들에 감시의 노력을 멈추어 무디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각성이 새삼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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