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친박vs친홍 갈등
국민의당, 바른정당 통합으로
날선 공방… 분당사태 우려

[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야권의 당 내분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확대되는 양상이다.

자유한국당은 다음 달 열리는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당내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고 국민의당은 27일에도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논의를 놓고 찬반으로 나뉘어 거센 공방을 주고받았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충남 보령·서천이 지역구인 '친박'(친박근혜)계 김태흠 최고위원은 홍준표 대표를 겨냥해 "계파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친홍'(친홍준표)계로 분류되는 이종혁 최고위원이 "예우를 갖추라"고 반박하며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앞서 홍 대표는 지난 주말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계파 부활을 시도하는 못된 사람들이 있다"며 2차례에 걸쳐 친박계를 비판한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주말 이틀 동안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면 원내대표 경선에 개입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며 "홍 대표가 하루가 멀다 하고 당내 갈등을 유발하고 듣기 민망한 표현을 사용하는데 말을 신중하게 할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최고위원은 "대표의 정치적 수사를 막말이라고 폄하하지 말아야 한다"며 "당내에서부터 대표에 대한 예우를 갖춰 줄 것을 부탁한다"고 반격했다.

한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측은 이날 바른정당과의 통합 필요성을 거듭 호소하면서 자유한국당까지 아우르는 '3당 합당' 가능성에 대한 당내 우려를 차단하는 데에 주력했다.

반면 호남 중진을 중심으로 한 반대파는 통합 논의를 중단할 것을 공식 촉구하는 동시에 '평화개혁연대' 구성 움직임에 속도를 높이는 등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갈등 양상이 결국 분당사태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친(親)안철수계인 박주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방법과 노선이 다르다고 당 대표를 비하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면서 "보따리 싸라는 얘기까지 나왔는데, 계속 이러면 나갈 사람이 누구인지, 당원주권주의 원칙에 따라 당원에 물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전날 유성엽 의원이 안 대표를 겨냥해 "기어이 통합을 하겠다면 보따리 싸서 나가라"고 발언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그러나 비(非)안철수 진영에서는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협의체 구성을 시작한 것이 통합으로 가는 단계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내며 강력히 반발했다.

박주현 최고위원은 "지도부는 합당 논의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무리하게 일정을 진행하면서 당내에 간과할 수 없는 불상사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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