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지난 11월 28일 한 여배우의 죽음이 이슈가 되었다. 중견 배우 고(故) 이미지, 그녀는 1981년 데뷔해 40여 편에 가까운 작품에 출연하며 꾸준히 활동을 해왔다. 그녀의 죽음이 더욱 크게 다가온 이유는 그녀가 죽은 지 2주 만에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고독사는 어렵고 힘든 사람들만의 일처럼 여겨졌다. 그런데 고(故) 이미지 씨는 사실 이러한 부류의 사람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대중들에게 얼굴도 많이 알려져 있고, 오랜 연기생활로 경제적으로도 크게 어려움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사건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이유는 이제 고독사라는 것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외로움은 생활수준의 차이만으로 생기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성경을 보면 예수는 당시 사람들을 이와 같이 평가하는 장면이 나온다.

 "비유하건대 아이들이 장터에 앉아 서로 불러 이르되 우리가 너희를 향하여 피리를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하여도 너희가 울지 아니하였다 함과 같도다"(눅7:32)

 당시 세대를 향한 예수의 이와 같은 평가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 더욱 적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우리는 친구의 피리소리에 함께 즐거워하며 춤추거나 그의 애곡하는 소리에 함께 슬퍼하기 보다는 누군가의 기쁨이 나에겐 고통이 되고 그의 실패와 좌절이 오히려 내게 기회가 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풍토 속에서는 재산의 유무와 상관없이, 사회적 지위의 높고 낮음과 상관없이 언제든 사회적 무관심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서로가 서로를 향하여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이 내게 가장 이익이요 가장 효율적인 것이란 생각을 한다면, 나 또한 다른 이에게 단물 빠진 껌처럼 쉽게 버림받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예수는 사람들을 향해 끊임없이 서로를 사랑하고 용서하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그런 예수의 이야기를 다른 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최고의 사랑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고 용서하는 세상은 나만 희생하는 세상이 아니다. 나만 손해 보는 세상이 아니다. 오히려 내가 희생한 것 이상으로 나 또한 사랑받고 용서받을 수 있는 세상인 것이다. 오늘날 사회계층을 불문하고 일어나는 고독사는 우리에게 우리가 지금껏 꿈꾸며 살아온 세상이 무엇인가 문제가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진짜 성공이란 무엇인가? 진짜 행복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추구해야할 진짜 성공과 행복은 누가 무엇을 얼마나 많이 혹은 빨리 해냈느냐가 아니라, 더 많은 이들이 함께 꿈꾸고 함께 나누는 사회, 더불어 사는 세상을 이루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언제든 피리 소리에 함께 춤출 준비를 해야 한다. 들려오는 애곡 소리에 함께 슬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럼 우리가 흔히 말하듯, 기쁨은 나누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어 반이 되는 기적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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