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충북수필문학회 회장·수필가

[김진웅 충북수필문학회 회장·수필가] 어느덧 12월이 시작되었고 하루하루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쏜살같은 세월에 마음이 착잡하고 급해질 때도 많다. 되돌아보면 개인이나 국가에 좋은 일도 있었지만 각종 사건·사고 같은 좋지 않은 일도 수없이 겪다 보니 속상하고 허탈하고 화가 날 때도 많았다. 이럴 때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하면 참으로 바람직하겠지만 마음 다스리기는 좀처럼 쉽지 않은 것 같다.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지만, 행복은 마음이 평온하게 다스려진 결과이고 갈등과 대립은 심란한 탓일 것이다. 자신의 마음에 솔직하기, 지나친 욕심 내려놓기, 긍정적인 마음 갖기도 중요하다. 혜민 스님이 "화가 났을 때에는 그 마음을 허락하고 관찰하여 멈출 수 있다면 바로 그때부터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고 했듯이, 마음 다스리기는 자신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생활화하라는 것이라 여겨진다.

 마음 다스리기에 관한 책 중 가나모리 우라코(金盛浦子)의 '참으로 마음이 행복해지는 책'을 읽고 많은 공감을 하였다. 몸과 마음이란 함께 긴장하거나 해방되는 것처럼 서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으니 유연한 마음이 꿈을 이루어 준다고 한다. 마음이 긴장되어 있을 때가 위험하고, 믿음을 가지고 자신을 사랑하며 생활하는 사람은 실현되기 어려운 꿈이라도 언젠가는 이루어 질 수 있다니…….

 2018 러시아 월드컵의 조 편성 후, 이영표 해설위원이 선수단에게 당부한 말도 마음의 안정이었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서 힘든 이유가 뭘까. 다른 강팀에 비해 실력이 떨어지는데 심리적인 안정감까지 없다. 멘탈은 다부지고 피 터지게 싸우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긴장하지 않는 것도 멘탈이 강한 거다. 월드컵에 나가면 엄청난 압박감, 패배, 실패, 비난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인다. 이걸 다 이겨내면서 자기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정신적인 마음가짐을 갖춰야 한다."

 우연히 동물도 하품이나 기지개를 하는 것을 보았다. 기지개를 켜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트레칭이 된다. 몸과 마음은 긴장하거나 편안해지는 것도 똑같다. 마음속 깊이 따뜻함과 행복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고, 여유 있고 긍정적인 마음도 느낄 수 있다.

 스트레스 해소도 되는 마음을 이완시키는 방법도 공감하였다. 어슬렁어슬렁 산책하기, 가벼운 조깅, 윈도우 쇼핑, 음악을 듣거나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 악기를 연주하는 것, 꽃이나 나무를 돌보는 것, 누군가와 수다를 떠는 것, 그냥 멍하니 있는 것 등이 좋은 방법이라니 틈틈이 해보겠다.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다.'를 뜻하는 속어로 '멍 때리기'란 신조어도 있을 정도다. 정신이 나간 것처럼 한눈을 팔거나 넋을 잃은 상태로 있는 것도 유익하다 한다. 전에는 항상 긴장하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 되는 줄 알았는데. 마음이 느긋하고 여유 있는 사람은 걱정이나 불안에 휘둘리지 않고 늘 무슨 일에나 적절히 대처할 수 있고, 생생하게 꿈을 그려보며 실현하는 힘도 강하다는 것도 알았다. 그렇다고 마냥 나태(懶怠)에 빠져도 된다는 것은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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