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악재로 4년 연속 무산
내달 20∼21일 개최 예정
AI 확산 조짐에 영동군 속앓이

[영동=충청일보 김국기기자] 4년 연속 무산된 충북도지사배 빙벽대회 개최를 두고 충북 영동군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일찍 찾아온 한파로 얼음 어는 속도는 빨라졌지만 지난 대회를 취소시킨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다시 확산할 조짐을 보여서다.

군은 내년 1월20∼21일 용산면 율리 초강천 옆 빙벽장에서 8회 충북도지사배 빙벽대회를 열기 위해 최근 바위 절벽에 얼음을 얼리는 중이다.

군은 4년 전까지 해마다 이곳에서 빙벽대회를 열었다. 국내외 빙벽 등반가 300여명이 참가하는 국제행사다.

그러나 2014년 주관단체인 충북산악연맹의 보조금 횡령사건으로 대회가 취소된 뒤 내리 4차례 열리지 않았다. 2015년은 구제역 때문에, 이듬해는 포근한 기후 탓에 얼음이 녹아 무산됐다. 지난 1월 대회는 조류 인플루엔자에 발목이 잡혔다.

2014년을 제외하면 3년 연속 빙벽장 운영을 못 해 얼음 얼리는 비용만 낭비했다. 14대의 스프링클러를 한 달 넘게 가동해 얼음을 얼리는 데 적어도 2000만∼3000만원이 든다.

빙벽장을 폐쇄하면 이 돈이 고스란히 버려지는 셈이다. 대회 무산으로 군은 지난 4년간 1억원이 넘는 돈을 날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빙벽 조성과 대회 개최 여부를 냉철히 고민해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된다. 전남과 전북에서 AI가 발생한 가운데 자칫 이번 대회까지 무산된다면 주저 없이 빙벽장 운영을 접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군은 빙벽이 지역홍보와 더불어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다고 항변한다. 도지사 이름이 걸린 행사를 함부로 없애는 데 대한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뜻하지 않는 일로 4년 연속 대회가 불발됐지만 빙벽은 그 자체가 관광산업이고 경쟁력도 있다"며 "이번 대회를 무사히 치르면 논란이 사그라들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빙벽대회에는 2억5000만원이 든다. 이중 1억원은 충북도에서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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