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외부제공)

<온라인충청일보> 한 청년의 죽음으로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한 과거를 담은 영화 '1987'(감독 장준환)이 2017년 마지막을 앞두고 찾아온다.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용산 아이파크몰 CGV에서는 영화 '1987'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언론시사회에는 장준환 감독을 비롯, 배우 김윤석, 하정우, 김태리, 박희순, 유해진, 이희준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장준환 감독은 '1987'에 대해 "포스터 카피에도 있지만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그 해를 담고 싶었던거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87년을 바라봤을때 그들의 온기, 두려움에 떨고 있었지만 양심을 저버릴 수 없었던 사람들을 생각하며 많은 용기가 됐던거 같다. 그런 부분에서 캐릭터에 열정과 각기 다른 인물들이, 전 국민이 주인공이 되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극중 박종철 고문치사 은폐를 시도하는 치안본부 5차장 박처원을 연기한 김윤석은 "장준환 감독하고 두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초고부터 봤다. 시나리오를 보고 영화보다 현실이 더 영화같은 이야기를 다큐보다 더 재밌는 영화로 만들 자신이 있냐고 물었다"고 작품을 처음 접했을때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희극의 재미가 아닌 영화적 재미를 담아 진실을 알리고 가치를 담은 영화를 만들수 있는지 많은 이야기를 했다. 수정 원고가 나왔을때 만족스러웠다. 그 이야기에 공감했고 작품에 임하게 됐다"고 작품에 함께 하게된 계기를 전했다.

박처장(김윤석)에 대립하는 최검사로 분한 하정우는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서 봤을때 이런 사건이 일어난 사실은 알고있었다"며 "제가 초등학교 3학년때 강 건너에서 대학생 형들이 뭔가를 하고있는데 최루탄 냄새가 났다. 하교길마다 그 상황을 마주했었다"고 입을 열었다.

또 그는 "이 시나리오를 받았을때 촘촘이 재구성된 내용이 그럴싸하더라. 들여다보고 그 이야기를 읽었을때 놀라웠다. 현실이 이렇게 영화같을 수 있을까"며 처음 시나리오를 접했을때 생각을 밝혔다. 이어 "어떤 시나리오보다 소설보다 이 시나리오가 밀도가 높았다. 이야기가 사실이기 때문에 재미라는 말을 감히 하기 어렵고 그저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유해진은 영등포 교도서의 교도관이자 사건 축소 사실을 알리는 서신을 전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한병용으로 분했다. 그는 "저 역시 시나리오 처음 봤을때 밀도있다는 말에 공감이 된다"며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명확하더라. 마지막 부분 시나리오를 넘길때 태리씨가 차위에 올라가는 장면을 읽었을때 우리 아픈 현대사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희망을 보게하는 시나리오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극중 한병용의 조카이자 평범한 87학번 여대생 연희를 연기한 김태리는 "시나리오를 봣을때 겉핥기로 알던 지식과 모르던 사건들 때문에 재미를 말하기 뭐하지만 재밌게 읽었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과 말이 속도가 붙었을때 어떤 시너지를 내는지 잘 보여주는 시나리오였다. 전반부는 속도감과 이것이 실화임에도 웃긴 상황들, 참담함에 실소가 터져나왔다면 후반부는 지금의 우리와 맞닿아 있고 공감이 됐다"고 작품을 출연하게된 계기를 전했다. 

박희순은 "과거는 현재를 볼 수 있는 거울라는 말이 있다. 1987년에 일어난 일이지만 현재도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잊고싶은 과거지만 다시 기억하고 잊지말아야할 과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용기있는 시민의 역할을 하고싶었지만 가해자 역할을 하게 됐다. 이런 역할을 맡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자신이 연기한 박처장의 부하 대공형사 조반장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진실을 알리기 위해 몸을 던지는 사회부 윤기자를 소화한 이희준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때 바로 읽고 덮고 도대체 뭐가 87년도에 뭐가 있었던건지 자료조사를 했었다"며 "조사하다가 혼자 울었다. 이런 일이 있었나? 이걸 왜 몰랐을까 생각했다"고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때 생각을 전했다. 이어 "한참 촛불집회를 하고 있을때였는데 드라마 촬영 바쁘다고 못나갔었다. 나중에 후회할거 같아서 집회에 나갔고 이 영화를 너무 하고싶었었다"고 작품을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1987'은 1987년 전두환 정권 말기를 배경으로 경찰에 불법 체포된 박종철이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던 중 고문을 받다 사망한사건으로 시작된다.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는 공안당국과 진실을 밝히려는 이들, 그리고 1987년 6월 항쟁에 이르기까지 상황들을 세세하게 그려낸 이 작품에는 출연한 모든 배우들이 주인공이었다.

장준환 감독은 이에 대해 "배우분들 모두 스스로 참여해주셨다. 감독을 믿고 그런게 아닌 이 이야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걸 알고 그만큼의 힘과 가치가 있다는걸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각각 캐릭터가 인상깊게 조각 되도록 영화가 끝난 뒤 관객들의 기억에 각각의 캐릭터가 생각나고 잊혀지지 않도록 모두 다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2017년을 살아가는 우리가 마주봐야할 지금보다 더 뜨거웠던 대한민국의 과거는 오는 27일 '1987'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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