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키스탄에 5만3000그루
사과 등 2억1000만원 어치
새로운 농가 소득창출 기대

▲ 14일 충북 옥천군 이원면 충북농원협동조합에서 생산한 과일 묘목을 컨테이너에 싣고 있다.

[옥천=충청일보 이능희기자] 전국 유일의 묘목산업특구인 충북 옥천에서 생산된 과일 묘목이 국외시장 진출에 첫 물꼬를 텄다.

옥천군에 따르면 이원면 충북농원협동조합(대표 강병연)에서 생산된 묘목이 중앙아시아 지역의 타지키스탄공화국으로 첫 수출됐다. 수출 물량은 총 5만3100그루에 2억1000만원 어치 정도다.

1차로 지난 7일 사과·배·포도 등 10종의 과일묘목 3만 그루가 인천항에서 선적됐다. 14일에는 살구·복숭아·아로니아 등 9종의 묘목 2만3100그루의 잔여분이 컨테이너에 실렸다.

이들 묘목은 중국의 기찻길을 이용해 내년 초 타지키스탄에 도착한다.

이 지역 묘목이 수출되기는 처음이다. 2001년과 2005년 6만 그루가 북한에 제공됐지만, 인도주의 차원에서 이뤄진 무상지원이다.

수출길에 오른 묘목은 접붙인지 1년 정도 돼 아직 어린 상태지만, 2∼3년 자라면 결실을 볼 수 있다.
추위와 병충해에 잘 견디고 열매를 많이 맺는 품종들을 주로 선정했다.

군 관계자는 "타지키스탄은 온화한 대륙성 기후로, 한국과 기후조건이 비슷해 여기서 가져가는 과일 나무들이 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지키스탄 공화국은 대한민국의 2/3 크기인 14만㎢ 면적에, 인구 846만명이 살고 있다. 중국,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접하는 이슬람국가다. 이번 묘목 수출은 지난달 타지키스탄 에오말리 라흐몬 대통령의 부인과 딸이 여행 차 방한해 사과와 포도 등을 먹어보고, 이 나라의 국책사업의 하나로 묘목 수입을 추진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묘목 수입의 총 책임 기관인 이 나라 국영기업 아사둘로(사장 소히비) 관계자는 "평소 한국을 드나들며 과일 묘목에 관심이 많아 옥천서 열리는 묘목축제도 눈여겨 봐 왔다"며 더군다나 "묘목 생산이 쉽지 않은 추운 겨울이지만 하우스와 저장고 시설이 완벽한 옥천 묘목에 믿음이 갔다"고 말했다.

14일에는 양 국의 관계자들이 모여 이원면 충북농원협동조합 앞에서 묘목 수출 기념식을 열었다. 이번 수출은 새로운 농가 소득창출은 물론 묘목 수출에 첫 장을 열었다는 뜻 깊은 사례로 평가돼 지역과 묘목 재배농가에게 희망을 전해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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