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영화 스틸컷)

<온라인충청일보> 1987년 두 젊은이가 권력의 탑압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30년이 흐른 지금, 시대는 바뀌었지만 어딘가 닮아 있는 현재가 과거의 모습을 그려낸다. 영화 ‘1987’이다.

‘1987’은 실화인 故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다룬 영화로, 1987년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숨진 가운데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용기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작품은 박종철 열사의 죽음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갈등을 그려낸다. 특히 증거를 인멸하려는 박처장(김윤석 분), 죽음에 의문을 품은 최검사(하정우 분), 윤기자(이희준 분), 조반장(박희순 분)등 다양한 인물들의 연쇄적인 작용이 극에 긴장감을 더하며 동시에 실마리를 풀어가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것.

▲ (사진=영화 스틸컷)

영화는 법 보다 위에 있는 권력과 그 권력에 맞서는 양심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현재의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1987'은 고 박종철 열사의 죽음부터 고 이한열 열사의 죽게 되는 사건까지 담아낸다. 특히 권력에 대한 저항은,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는 한편 현재와 오버랩 되며 지금을 생각하게끔 만든다.

메가폰을 잡은 장준환 감독은 1987년 데모를 나가긴 했지만 치열한 운동권에 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그는 "내적인 고민과 본질을 고민한다는 변명 하에 그 때의 미안함과 부채감이 있었다"고 작품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이후 장준환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춘 김윤석은 잘못된 신념과 권력을 지닌 박처장을 분하며, ‘역시 김윤석’이라는 감탄사가 나올 만큼 호연을 펼쳤다. 당시 모습을 적나라하게 재현하는가 하면 절제된 눈빛과 어투로 묵직한 권력의 힘을 보여준다.

하정우는 현재 충무로에서 가장 신임 받는 배우 중 하나다. 이번 작품에 대해 하정우는 “너무 좋았고 편했다”라고 표현 했을 만큼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치며 영화의 처음과 끝을 책임진다. 

김태리는 작품에만 등장하는 가공의 인물이다. 이는 어쩌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를 대변하는 역할. 가장 평범한 만큼 가장 차갑고 현실적인 방관자. 관객들은 김태리가 분한 여대성 연희의 시점을 따라 사건을 바라볼 것으로 전망된다.

'1987'은 조연과 특별출연 면면이 화려하다. 강동원, 여진구, 설경구, 김의성, 문성근, 우현, 고창석, 오달수, 조우진, 그리고 문소리까지 다양하지만 실력만큼은 출중한 배우들. 이런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 만큼 작품은 인물 하나, 하나에도 큰 공을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를 배우는 것은 현재의 우리를 바라보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함이다. 과거의 일을 영화화 해 대중들에게 알리는 것은 비단 사실 전달만이 목적이 아닌 것. 현재의 우리와 닮아 있는 영화 ‘1987’이 묵직한 메시지로 올 연말 관객들을 찾아온다.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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