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총 계룡시지부 산하 단체
"문화 말살" 시의회에 항의

[계룡=충청일보 이한영기자] 충남 계룡시의회가 지난 15일 123회 2차 정례회에서 2018년 예산심의 과정 결과, 예술단체 공연 예산인 '시민 어울림 한마당 공연비' 1억2000만원 전액을 삭감해 한국예총 계룡시지부 산하 각 단체의 회장들이 시의회를 항의 방문했다.

시민 어울림 한마당 예산은 1억2000만원(시비 6000·도비 6000)이며, 매년 예총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10회 찾아가는 공연을 실시하는 등 시 문화예술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이번 2018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시비 6000만원 전액이 삭감돼 도비 6000만원도 반납할 처지에 놓였다.

이에 예총 회원들이 의회를 항의 방문하는 과정에서, 내년도 추경에 검토하겠다는 의원들의 설득에 일부 회원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추경을 열 수 있겠냐"며 "예술단체 죽이기에 앞장선 의원이 누구인지 당장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전액을 삭감해 놓고 추경에 다시 세워준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이는 결과적으로 이번 예산안 심의는 잘못된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계룡시의 모 밴드 모임에서는 원색적인 비난의 목소리와 댓글이 수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SNS와 온라인 매체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밴드의 회원인 단체회장은 "이번 사태는 계룡시의 문화예술을 말살하는 정책이다"며 "내년도 지방선거에서 해당 의원의 낙선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충남도에서도 지원하겠다는 예산을 타당한 이유도 없이 사업 자체를 폐기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며 "문화예술인과 시민 전체를 의회가 무시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댓글에서는 "내년 선거를 앞두고 의회가 넋이 나갔다", "선거 때 봅시다" 등 밴드 창설 이래 최대의 댓글이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민은 "눈·비가 와도 시민들을 위해 예술인들이 열심히 노력했는데 처음부터 잘 할 수 있겠냐"며 "문화예술에 대한 투자는 단순한 수치나 관람객의 수를 가지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하루아침에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회가 향후 대책 없이 너무 성급한 결단에 예술인의 마음에 아픈 상처를 줬다"고 덧붙였다.

예산에 참여한 A의원은 "커다란 파장을 생각지 못한 것은 아니다, 예술단체 간에 불신이 의원들의 예산 삭감으로 이어졌으며 모 인터넷 신문의 예술단체에 대한 비난도 한 몫을 차지했다"며 "집행부의 추경 요청이 있으면 다시 한번 검토하겠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예술단체의 예산 삭감이 낙선 운동으로 이어진 가운데, 계룡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집행부가 제출한 2018년도 예산안 전체 1578억9053만원 중 예산안 심사결과 기획감사실 등 9개 실·과·소의 35건 총 49억2620만원을 삭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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