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항공대·충남대 연구팀
전신마비 환자 위한 다목적 시스템 개발

[대전=충청일보 장중식기자] 거미의 예민한 '촉'을 이용해 전신마비 환자들이 원하는 단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하는 의사소통 시스템이 개발됐다.

POSTECH(포항공대·총장 김도연) 기계공학과 임근배 교수와 전형국 연구교수, 충남대 기계공학부 조성진 교수팀은 거미 발의 시스템을 모사해 금속층의 나노 구조물을 만들고, 이를 이용한 센서와 모스부호 기반의 의사소통 시스템을 개발해 ACS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즈 앤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관절의 움직임은 물론, 피부가 움찔하는 정도의 미세한 움직임도 모두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하기 위해, 촉각이 특히 예민한 거미의 발의 구조를 분석했다. 발 구조를 모사해 나노 크기의 크랙(crack)을 만들고 이 구조를 이용해 신축성과 변형률을 감지하는 센서를 만들었다. 

특히 해당 연구에서는 나노 크랙 구조의 최적화 과정을 통해 센서의 측정 범위를 극대화함으로써, 맥박과 같은 미세한 움직임뿐만 아니라 관절 부위의 큰 움직임 측정에도 센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눈에 보이지 않는 떨림조차 측정할 수 있는 높은 민감도를 가지는 이 센서를 이용해 손끝의 미세한 움직임이나 눈 깜빡임과 모스부호를 이용해 전신마비 환자들이 사람들과 의사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함께 선보였다. 

눈 깜빡임의 길이를 모스부호에 대입해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도록 하는 것이다. 

개발한 센서는 웨어러블 장치에 부착해 자가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 헬스케어 시스템은 물론, 의료로봇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무엇보다 이 센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다른 센서에 비해 간단하고 저렴한 공정을 이용해 상용화에서도 크게 유리하다는 점에서 산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삼성전기 논문대상 동상을 수상했던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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