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충북수필문학회 회장·수필가

[김진웅 충북수필문학회 회장·수필가] 어느덧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 거리의 곳곳에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어 무척 기쁘다. 청주시가 올해 최고의 성과로 꼽고 있는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ICDH) 청주 유치 확정!'이라는 펼침막을 볼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 지난 11월 7일, 프랑스에서 전해진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청주유치 소식은 우리 청주시민들에게 큰 선물이다.

 이렇게 유치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직지(直指)'의 영향이 크다. 직지는 청주의 대표적 문화유산으로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1455년)'보다 78년 앞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다. 직지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후, 2004년 유네스코 직지상이 제정되는 등 국제적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고, 이 국제기구의 청주 유치가 확정되며 직지가 더욱 세계의 관심과 빛을 보게 될 것이라 여겨진다.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에 위치한 흥덕사는 고려의 중요 문화재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책인 직지심체요절을 인쇄한 사찰로 유명하다. 1985년 운천동 일대 택지개발을 하면서, 청주시와 학계에서는 이곳을 직지가 발행된 흥덕사지였음을 확인하고, 1992년에는 청주고인쇄박물관을 개관하여 이 일대를 직지 특구로 지정하였다.

 모든 일을 성사시키는데 저절로 될 리는 없듯이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유치를 확정하기까지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는 것도 알았다. 지난해 '직지코리아 페스티벌'이 개최되어 유네스코 관계자들이 참석했고, 이 자리에서 청주시와 고인쇄박물관 관계자들은 직지가 만들어진 청주에 기구 건립을 제안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 11월 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39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기록유산센터 청주 건립이 최종 승인되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이 국제기구 청주 유치 배경에 자랑스러운 직지가 있었다.

 청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을 찍어낸 고장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국제기록유산센터를 유치함으로써 세계적인 기록·문화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직지를 포함한 세계기록물들이 청주를 통하여 널리 알려질 것이라 생각하니 청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이 기구에 대하여 여러 자료를 통하여 알아보았다. 이 센터는 특수법인 형태의 국제기구이고 오는 2019년 문을 열 예정이라 한다. 기록유산 분야의 국제적인 지원과 운영 프로그램 등을 추진하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사업도 맡게 된다. 인류 기록유산의 보존 및 정책 연구개발, 교육 프로그램 개발, 성과 홍보, 기록물의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이다.

 청주시가 자랑하는 문화 사업 중 하나로 필자가 지도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청주시 1인 1책 펴내기가 있다. 전국 어느 도시에서도 하지 못하는 시민의 소중한 책을 펴내는 일에 참여하는 긍지를 갖는다. 이 사업도 직지 덕분에 펼치는 것이라 생각하니 직지가 무척 고맙고 자랑스럽다.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청주 유치로 교육도시, 문화도시를 자랑하는 청주가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직지의 창조적 가치를 세계에 알리며 세계 속의 청주로 웅비하는 더 큰 미래의 꿈을 펼쳐나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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