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역력했지만 수업 진행되면서 호기심 폭발
의료도구 체험 때는 '이거는 뭐예요' 등 초롱초롱
한정호 교수 "쉴새없는 물음에 스스로 교육 집중"

[충청일보 박건 기자] 충북대학교 의대 교수들이 농촌벽지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의료 직업체험 교육프로그램 '미니메드스쿨(Mini Med School)'이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22일 충북대병원 서관에서 열린 이 행사에 참가한 농촌벽지 학생들의 얼굴에는 긴장감과 초조함이 역력했다. 인솔교사들의 표정도 사뭇 진지했다.

학생들의 얼어붙은 표정을 풀어주기 위해 교수들이 멋쩍은 농담도 던졌지만 학생들의 긴장감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수업이 진행됨에 따라 학생들에게서 엉뚱한 질문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웃음소리가 강의실에 가득찼다.

너도나도 목소리를 높이며 자신의 질문에 먼저 대답해 달라는 듯 호기심을 분출하는 교실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에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들의 표정에서도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학생들은 수업이 진행됨에 따라 표정의 변화가 두두러졌다.

특히 의료도구 체험수업에서는 의사들의 팔을 끌어당기며 '이거는 뭐에요?', '언제 사용하는 건가요?'라는 질문을 연신 쏟아내며 긴장감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인솔교사들조차 수업에 푹 빠져들었다.

체험 장소로 이동하는 시간에도 학생들은 질문공세를 퍼부으며 호기심을 충족했다.

엑스레이 및 CT 촬영을 체험하는 진료실에서는 학생들의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질문 목소리가 높아 진료를 받고 있던 환자들이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

인공신장실 견학에서는 환자들이 투석 치료를 받고 있는 장소이기 때문에 혹여 치료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이내 긴장한 표정으로 수업에 집중했다.

이 프로그램의 책임을 맡고 있는 한정호 교수(소화기내과)는 "평소 의료체험을 할 수 없는 농촌벽지 아이들에게 이런 기회를 줘 기쁘다"며 "처음 교육을 시작할 때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학생들의 질문을 쉴새없이 받아보니 스스로 교육에 몰두할 수 있어 즐거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명 저 학생들 중에도 미래에 의사 및 간호사 등 의료 계통을 직업 삼아 살아가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라며 "후배들을 먼저 교육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날 학생들을 인솔한 임혜송 교사는 "CT 촬영처럼 일상에서 볼 수 없는 것을 직접 체험해 아이들이 즐거워 하는 것 같다"며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만족해했다.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의학 분야의 다양한 직종을 학생과 일반인이 직접 체험할 수 있고, 다양한 의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미니메드스쿨은 충북대학교 기술지주(주) 자회사인 메드에듀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SK하이닉스가 지원하며 청주복지재단이 행정 업무를 맡고 있다.

▲ 지난 22일 충북대병원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충북대병원과 함께하는 '미니메드스쿨'에서 참여한 학생들이 혈압과 체온 측정 등 의학실습을 하고 있다. /임동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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