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대통령평통자문위원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대통령평통자문위원] 중국이 우리 국빈을 맞는 오만이 극에 달했다. 미국 트럼프 방중과 비교할 때 너무도 격에 안 맞는 대우를 했다. 트럼프 방중 때는 자금성을 통째로 비워놓고 현대판 황제를 모시는 의전을 했다. 우리 측 국빈은 자금성은커녕 식사하는 장면도 보여주질 않았다. 4박 5일 일정을 3박 4일로 현지 조정하는 상황을 낳게 했다. 국가 간에는 외교적 예절과 예우 절차 등을 소홀히 다룰 수 없는 문제라고 본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번 중국 국빈방문은 앞으로 국빈방문을 주선할 때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중국 측은 시종 '국빈초청'의 외교적 관례를 지키지 않았다. 정상회담 후 공동으로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도 없었고 공개 만찬사도 없었다. 국빈 방문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만찬 행사는 만 하루 가까이 사진 한 장 공개하지 않았다. 우리 측만 뒤늦게 비공식 촬영한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중국 측은 사전 협의 과정부터 사드 문제를 중국 입맛에 맞게 처리하라고 압박했다. 대국다운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다.

 국제사회의 일반적 외교규범에도 부합하지 않는 행동으로 이어 나갔다. 중국서열 2위 리커창 총리는 13일 베이징에 있었지만 우리 측 국빈을 만나지 않았다. 15일 우리 측에서 오찬을 제안했지만 거절하고서 오후 면담만 잡았다. 청와대는 '양 정상의 모두 발언이 없다'는 이유로 만찬장에 취재 기자를 들여보내지 않았다. 우리 국민은 국빈 만찬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알 길이 없었다.

 이상의 일련의 상황을 보면서 '우리의 국력을 더욱 키워야한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케 하고 있다. 새로운 각오로 다짐해야한다. 역사적 사실을 놓고 볼 때 중국과 우리는 형제지간관계를 유지해왔다. 때로는 우리 측에서 행하는 행위가 중국 측에 맘에 들지 않을 경우 침략도 마다하지 않았다. 다만 해방이후 우리 측 국력이 커지면서 중국이 우리를 대하는 태도는 과거와 크게 달랐다. 그게 불과 70년간 정도였다. 한·중 수교 25년을 보면서 이제 중국이 변하는 모습을 여실히 보았다. 우리 측의 기술을 다 파악하고 더 이상은 배울게 없다는 식이다.

 중국 측은 철저히 계산적이라 하겠다. 북한을 의식하면서 우리를 대하기 때문이다. 병자호란시 인조가 남한산성에서 비참한 모습을 보였던 것을 상기하고 이번 중국 측에서 우리 측을 가볍게 본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중국은 언제 또 변할지 모른다. 일본도 중국에서 별 재미를 못 보았다. 중국의 사회주의 체제와 우리 측의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사드 보복 해소가 우리 경제에 0.2% 긍정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단기적인 면보다 장기적인 큰 틀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있길 바란다. 우리의 국력과 경제적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더욱 성장 동력을 키워 나가길 당부한다. 중국과의 산업 및 제조업 기술격차를 벌이고 4차 산업혁명에서 우리 측이 먼저 기선을 잡아 중국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산업 및 경제발전에 총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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