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나에게는 실천력이 없다"고 한탄하는 사람이 많다. 이 실천력 부족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끈기가 없다. 게으르다. 마음이 약하다고 하는 성격적인 것에서부터 목표에 비해 능력이 모자란다. 방법이 서툴다… 등등 수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세 가지 점을 지적할 수가 있을 것이다.

 첫째가 필요성의 자각이 약하기 때문이다. 무릇 인간이란 강렬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그렇게 해야 할 필요성을 강렬하게 자각한다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해낼 수가 있는 것이다.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으로부터 "세계 제일"로 평가 받은 일본 교토의 MK택시회사의 회장 유봉식의 경우를 보자. 그는 우리나라에 왔을 때 택시회사의 사장 약 2백 명을 모아놓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그때 그들은 모두 고급 승용차를 타고 왔다고 한다.

 그는 야단을 친다. 택시사업 한다고 하면서 택시를 타지 않고 자가용만 타고 다닌다면 어떻게 하느냐고. 그에게는 승용차가 없다. 택시 사업하려면 스스로 택시를 타고 다니고 또 직접 택시 운전도 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어도 한 달에 하루는 반드시 직접 택시를 운전하며 손님을 모셔 보는 것이다. 그래야 어디에 문제점이 있는가를 수시로 파악할 수 있다.

 그는 교토의 운수당국에 택시요금의 인하를 신청해 놓고 있다. 택시 요금을 내려야 택시사업이 잘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택시 요금이 비싸면 일본처럼 자동차가 많은 나라에서는 손님들이 자가용을 몰고 나오고 더 많이 지하철을 이용하려 든다. 이렇게 해서 택시 타는 사람이 줄어들면 운전기사들은 노동시간을 연장해서 수입을 채워야 하고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도 오히려 수입이 줄어든다면 신경질이 날 수밖에 없다. 결국 서비스가 나빠지고 파업이 단행될 것이고 그러면 택시 사업은 안 될 수밖에 없다. 그가 택시 요금의 인하를 주장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세계적인 택시회사 회장이 직접 택시를 몰고 승용차 없이 택시를 타며 택시요금의 인하를 주장한다는 것이 쉬운 일일까. 보통 사람들은 그가 생각하는 이유와 필요성을 인정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그 실천이 어렵기 때문이다. 필요성의 자각이 그만큼 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실천력의 강약은 이 "필요성의 자각"이 얼마만큼 강한가에 달려있다. 따라서 자기의 실천력 부족을 한탄하기 전에 지금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보다 강렬한 필요성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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