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새해가 시작되어 각 기관이나 개인마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보면서 금년 한해를 남다른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취지에서 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업의 각오가 배어있는 각 기관의 신년사를 유심히 살피는 중에 '미래 쇼크' '제3의 물결'을 쓴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의 책 '부의 미래'에 나오는 부분이 생각났다. 그는 이 책의 제3부 시간의 재 정렬에서 이 세상의 여러 주체들을 변화속도에 비유하여 분류했다.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기관으로서 기업과 사업체가 시속100마일인데 이들은 사회 다른 부문의 변화를 주도한다고 했고, 다음으로는 시민단체, NGO 등이 시속90마일이며, 세 번째 그룹은 가족(가족 생활의 모습)이 시속60마일이고, 다음은 노동조합이 시속30마일, 그 다음으로는 정부 관료조직과 규제기관등이 25마일, 학교와 교사, 공공교육기관은 시속10마일로, 특히 뒤따라오는 차량까지 방해를 하는 기관이라 비유했다. 끝으로 시속5마일과 1마일의 기관으로, 국제기구와 법 조직을 들었는데 특히 법조직은 타성에 젖어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사회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재계의 신년사 중에서 눈에 띠는 것은 H그룹의 회장이 영국작가 루이스 캐럴의 동화 '거울나라의 앨리스'에 나온 레드퀸 효과(RED QUEEN EFFECT)를 언급했는데, 그는 조금이라도 앞서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최소한 두 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별히 '치열할 것'을 당부했다. 레드퀸 효과라는 것은 레드퀸이 앨리스의 손을 잡고 숲속으로 달려가지만 바깥풍경이 움직이고 있어서 엘리스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처럼 느낀다. 그 이유를 묻자 여왕은 '제 자리에 머물기 위해서는 온 힘을 다해 뛰어야 한다. 만약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최소한 두 배는 빨라야한다.' 라고 말 한 데서 나온 것이다.

 요즘은 연하엽서 대신 개인마다 핸드폰으로 신년인사를 주고받는다. 필자에게도 수신된 많은 메시지 중에 취업을 했거나 그렇지 않은 제자들로부터 온 것은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답장을 꼭 하는 편인데, 간단히 답할 수가 없어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기업에 취업을 한 저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잘 적응하는지 등의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어떻게 답장을 해야 할까 고심하다 결국은 '초심을 잃지 말고, 취업하기 전 면접 시에 가졌던 간절한 마음으로 오늘도 최선을 다하라'고 답장한다.

 우리가 인생을 살다보면 경쟁자가 있기 마련인데 처음에는 경쟁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지만, 막상 경쟁자 때문에 우리 역시 발전을 거듭할 수 있다. 경쟁자 역시 우리 때문에 발전의 계기를 마련한다. 경쟁은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런 의미에서 경쟁은 필요악이라고 생각된다. 새해가 시작되어 각자의 일터와 위치의 출발선에 서서 금년 한해의 목표지점을 응시하며 호흡을 가다듬고 힘차게 출발하자. 잘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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