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다. 10간(干)의 무(戊)는 황색, 혹은 황금색을 뜻한다. 12지(支)의 열한 번째 술(戌)은 개를 의미한다. 그래서 2018년은 '황금 개' 띠의 해라고 하며 개는 방위의 신(神)이라고도 한다. 우리 속담에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사람과 가깝다 보니 한 때 '개 같은 놈' '개 같은 세상' 같이 개는 비천함의 상징이고 욕설의 주체가 되기도 했다. 개는 사람과 가장 친근한 동물이다.

 인류 역사상 개는 처음에는 빙하기 추운 서식지에서 인간의 사냥 조력자였다. 야생의 늑대에서 가축화한 개는 인류와 전례 없는 혁신적 동맹을 결성한 유일한 포식자가 됐다. 때문에 개는 사람의 친구 다음으로 소중한 반려동물이 됐다. 바야흐로 반려동물 1000만 시대로 발돋움하면서 삭막해지는 인간관계를 개가 친근한 소통과 교감의 상대의 가교가 됐다. 또 개는 사람들의 외로움과 정서적 결핍을 보듬는 치유의 존재가 되기도 했다. 당구풍월(堂狗風月)이란 말이 있다. 즉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으로 누구나 어떤 일이든 오래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 뜻이다.

 개는 인간의 오랜 친구였다. 지구상에 있는 4000여 종의 포유류와 1만여 종의 새 가운데 인간이 길들이는 데 성공한 것은 개를 포함해 10여 종에 불과하다. 개는 일반 가정의 균형을 추구하는 한국인에게 주는 상징성도 작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12지의 열한 번째 동물인 개는 시간으로는 오후 7~9시, 방향으로는 서쪽과 북서쪽의 중간인 서북서에서 오는 나쁜 기운을 막는 동물신(神)이라고 한다. 때문에 개의 신이 그 시각에는 우리 모두가 일터 아닌 가정에서 삶을 누릴 수 있고 서북서에서 불어오는 중국의 사드 심술도 막아주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해본다.

 개띠하면 연상되는 게 58년 개띠다. 1958년 무술년에 태어나 올해로 환갑을 맞는 그들이 요즘 말하는 '황금' 기운을 얼마나 제대로 누렸는지는 알 수 없다. 견마지로(犬馬之勞)도 개를 두고 한 고사성어다. 개의 하찮은 힘을 뜻하는 말로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내년 이맘때 즈음에는 다사다난이라는 성어 대신 '태평성대'라는 성어가 많이 쓰였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져본다. 무술년에는 우리 모두가 혼란은 적고 황금처럼 빛나는 전성기의 해를 보내기를 희망해본다. 황금 개띠의 해라는 무술년, 지난해 정유년처럼 사상 초유의 일이 연이어 벌어지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2018년은 자신이 원하는 일의 수확을 보람차게 거두어 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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