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대통령평통자문위원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대통령평통자문위원]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참가를 논의하기 위한 판문점 연락 채널을 다시 개통했다. 우리 정부가 판문점 채널을 복원한지 하루 만에 우리 측에 연락이 왔다. 북한 김정은은 금년 신년사에서 올해 핵탄두와 탄도미사일을 대량 생산해 실천 배치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 의사를 밝히며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 측 안보전문가들은 북한이 신년사에서 '남북 관계 개선'을 언급해 놓고 도발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했다. 이점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세계평화를 위한 올림픽이 되길 바란다. 이념과 갈등을 씻고 순수한 올림픽으로 치러지길 소망한다. 김정은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관련해서 국내의 반응은 일부 신중론과 적극 환영하는 양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적극 환영하는 면이 더 우세인 가운데 국민들은 어리둥절한 상황을 맞게 된다.

 우리 측에서 먼저 판문점에서 고위급 남북 당국 간 회담을 갖자고 제안했다. 이에 북 측에서는 며칠이 지난 후 긍정반응을 보였다. 이 반응에 대해서도 보는 각도에 따라 달리 보고 있다. 북 측의 평창올림픽 참가 긍정 반응에 미국 측에서 신중하면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떤 선택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걱정이 앞선다.

 북한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로켓맨(김정은)이 처음으로 남한과 이야기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아마 좋은 뉴스일수도 아니면 아닐 수도 있다"고 했다. 남북한이 접촉을 재개한 가운데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훨씬 명백한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서 "김정은 신년사를 듣고 안심한 사람이 있다면 분명 연휴동안 샴페인을 너무 마셔서 그럴 것"이라며 "김정은 신년사는 한국과 미국을 멀어지게 하려는 단순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맥매스터는 "북한이 핵무기를 추구하는 것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격적 목적 때문"이라며 "제재가 실패하면 군사옵션이 포함된 다양한 선택지를 대통령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남북대화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으나 "진정성에 회의적" "미국과 한국을 갈라놓으려는 것"이라고 명백한 입장을 밝혔다. 미국 당국자들은 설사 남북한이 대화하더라도 비핵화를 위한 대북 제재와 압박을 강화하는 입장에선 한 발짝도 물러서선 안 된다는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성공시켜야 한다. 하지만 북 측이 말도 꺼내기도 전에 우리 측에서 먼저 "크루즈를 보내 북 대표단을 모셔온다" "남북 단일팀을 만든다" "개막식 경기장에 남북 대표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동시 입장 한다"고 떠드는 것은 너무 앞서 가는 느낌이 든다. 국민이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는다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가늠할 수 없을 것 같다. 김정은이 한반도 운전석에 앉아 있는 모습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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