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사람들에게 실행력이 부족한 이유는 "핑계"를 대버리기 때문이다. 어렵고 귀찮은 일에 부딪치면 자기 방위상 간단히 "할 수 없는 이유"를 생각해내는 것이다. 구두를 팔러 다니는 영국인과 미국인이 있었다. 두 사람은 함께 아프리카의 시골을 찾아갔지만 원주민들은 모두 맨발, 두 사람은 서둘러 자기 회사에 전보를 쳤다. 영국인은 "원주민은 모두 맨발, 아무래도 판매는 불가능", 미국인은 "원주민은 모두 맨발, 아주 희망적임, 급히 구두를 보낼 것" 사양(斜陽)의 나라 영국을 비꼰 것이지만 이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

 일본의 리켄 콘째른의 총수 이치무라 기요시가 리코 시계를 인수, 재건에 뛰어들었을 때의 이야기. "디자인이 나쁘다. 값이 너무 비싸다. 때문에 팔리지 않는다."고 일관하는 영업사원들에게 "디자인이 좋고 값이 싸다면 유치원 아이들도 팔 수 있는 것, 팔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팔려고 하는 기백과 집념이 없는 것이다."하고 꾸짖는 한편, 신제품의 시작 기간을 경쟁 회사의 반으로 단축하도록 요구하자 "그것은 무리"라고 이유를 대는 기술자들에게 "할 수 없는 이유를 생각하기 전에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몰아붙인다.

 이치무라 기요시에게 이런 에피소드가 있다. 선배 사원의 배임죄(背任罪)를 뒤집어 쓰고 미결수(未決囚)로 있을 때인데 같은 방에 있는 세 사람의 죄수들이 "이렇게 앉아 있지만 말고 뭔가 재미있는 일을 생각해 보시도록"하고 간청하자 장기(將棋)를 만들어 보겠다고 약속한다. 그는 머리를 짜낸다. 우선 먹이 있어야 한다. 연필로는 흐릿해서 잘 알 수가 없다. 조용히 눈을 뜨고 바라보니 어디에서인지 굴뚝의 그을음이 떠 내려왔다. 이것이다! 즉시 세 사람의 죄수들에게 명령, 먼지같이 작은 매연까지도 없애 버리지 말고 모으도록 했다. 다음은 장기판이다. 죄수용 4각 베개가 4개 있다. 그 뒷부분을 합치자 훌륭한 장기판이 된다. 짚으로 만든 휴지통을 가늘게 찢어서 붓을 만들고 변소의 물로 매연을 개어서 만든 먹으로 장기판의 선을 그었다.

 이번에는 장기짝이다. 이것은 수세식 변소에서 사용하는 휴지의 심으로 쓰이는 두꺼운 종이를 이용했다. 설사를 일으킨 것으로 꾸며 많은 휴지를 얻어낸 다음 한 개를 다 쓸 때마다 속에 있는 두꺼운 심지를 꺼내서 이불 속에 감춰 뒀다. 1주일에 한 번씩 손톱 깎을 대를 이용해서 4명이 1매씩 분담, 손톱 깎기로 장기짝 모양으로 잘랐다. 거기에다 다시 매연으로 만든 먹으로 왕장(王將), 금장(金將)이라고 썼다. 이렇게 해서 드디어 장기판과 짝을 만드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그는 "이렇게 필사적으로 달라붙는다면 어떤 무제든 반드시 길은 열리는 법이다!"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치무라 기요시는 이러한 자세로 그 숱한 고난을 극복, 리켄 콘째른을 이룩해 놓은 것이다. 언제나 전향적(前向的)인 마음가짐으로 매사를 적극적,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앞길이 트이는 것. 이것이야말로 실행력을 강화할 수 있는 최대의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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