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흔히들 인간을 관계적 존재라고 한다. 우리는 살아가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크고 작은 집단에 소속되어 살아가며, CIT대학에서는 성공한 사람들은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어가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어, 세상을 위하여 "꼭 있어야 할 필요한 사람, 있으나 마나 한 사람, 있어서는 안 될 사회에 해를 끼치는 독소적인 사람"을 들고 있다.

 예기(禮記)에 증자(曾子)가 말하기를 효유삼(孝有三), 효도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하여 대효존친(大孝尊親), '대효(大孝)는 어버이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했고, 기차불욕(其次弗辱), '둘째는 욕되게 하지 않는 것이요'. 기하능양(其下能養), '셋째는 봉양하는 것'이라고 했다. 요사이 신문을 펼치면 부모를 존중하기는커녕 자식의 폭력 앞에 어렵게 살고 계시는 노부모의 모습이 우리를 경악케 한다. 지난날 우리는 입신양명(立身揚名)하여 가문을 빛내고 부모님들께 기쁨을 드리려고 노력하며 살아왔다. 최근 들어서는 사회의 고위층에 속하는 사람들 중에도 가문을 빛내기는커녕 비리에 연루되어 철창신세를 지고 가문을 욕보이는 경우를 많이 발견하게 된다.

 일찍이 제(齊)의 경공(景公)이 당시 35세인 공자에게 정치에 대하여 묻자, 공자는 군군 신신 부부 자자(君君 臣臣 父父 子子)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된다"는 정명론(正名論)을 설파했다. 오늘 우리 사회는 일부 지도층 인사들의 아집과 독선, 그리고 분별없는 언행, 조금만 어려워도 자식들을 버리고 가출하는 부모들, 부모에게 효도는커녕 관광지에 부모를 내다 버리거나 언어폭력을 일삼는 패륜의 자식, 친구를 집단폭행하거나 언어폭력으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는 청소년들로 많은 사회문제를 낳고 있다.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은 논어(論語)에 기신정 불령이행(其身正 不令而行), "윗사람이 행동에 모범을 보이면 명령을 하지 않아도 따라서 행한다"는 말과 같이 자리에 어울리는 말과 행동을 하고, 채근담(菜根譚)에 부자자효(父慈子孝)라고 부모는 자식을 사랑으로 보살피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를 하며, 청소년들은 벗과 더불어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며 더불어 사는 지혜를 터득하며 학업에 전념할 때, 가정에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생활하게 되고, 사회는 안정을 찾고, 국민은 지도자를 믿고 따르며 내일에 희망을 걸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윤언여한(綸言如汗), "임금의 말은 땀과 같아서 한번 발설하면 돌이킬 수 없음이 땀이 몸속으로 들어갈 수 없음과 같다"고 하여 말조심하기를 경계하고 있다. 오만과 아집, 독선은 인간관계를 해치는 독소적 요소이다. 언어생활의 중요함을 인식하고 생산적인 대화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제 지도자는 지도자답게, 부모는 부모답게, 아들은 아들답게, 스승은 스승답게, 제자는 제자답게 주어진 자리에 어울리게 행동하며 역지사지(易地思之)하며 생활한다면 우리사회의 갈등과 반목은 사라지고 안정 속에 발전적인 내일을 기대하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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