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훈 충북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황재훈 충북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현대도시의 화두는 확장과 개발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조금은 안전하고 쾌적하며 지속가능한 삶터로 만들어 가고자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참여주체측면에서 본다면 크게 민·관·학 분야 전문가와 일반주민으로 대별할 수 있다. 전자의 경우 학문적 논리나 제도 혹은 기술적 지원으로 통해 도시를 만들어가는 측면으로 근자에는 포용도시와 스마트도시라는 개념을 통해 도시를 건설하고 관리하는 추세이다.

 대표적으로 포용도시는 지금까지 특정대상이나 이용자중심에서 벗어나 도시의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계획과 제도 그리고 공간구성까지 체계적으로 정비하는 것을 의미하고, 또한 스마트도시라는 개념으로 4차 산업과 IOT를 기반으로 도시인프라는 물론 가정생활까지 자동연동화를 통해 편리함과 안정함을 추구하고 있다.

 반면 도시재생이나 경관은 기본적인 이론이나 전문성은 존재하지만 시행주체는 전적으로 주민들의 의지와 참여에 의해 완성될 수 있어 도시의 성격 및 정주환경의 색깔을 나타내는데 가장 중요하게 작용할 뿐만 아니라 많은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공통적인 도시를 건설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개념이 우리가 살고 있는 정주환경을 어떻게 지금까지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이를 이야기화하면서 다른 지역과 차별성을 가지면서 살기 좋고 보기 좋게 만드는가로 압축할 수 있다.

 이러한 목적과 당위성을 위한 방법이 바로 재생과 경관인 것이다. 재생은 현정권의 공약이자 핵심추진사업으로 인정되어 도시재생뉴딜정책이라는 가시적인 로드맵을 가지고 추진되고 있고, 경관은 약 10년 전에 제도권으로 도입되어 건축물 중심으로 행정절차상 중요한 과정으로 자리메김하고 있다. 다만 간과하고 있는 재생과 경관이 서로 별도의 분야와 제도로 인식되어 각기 따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학문적으로는 서로의 이론과 영역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이를 도시라는 큰 틀과 지향점이란 측면에서 서로간의 연계와 융합이 필요하다.

 특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생의 대부분이 물리적 기능을 확충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이는 서구의 재생에서 강조하고 있는 물리적 재탄생과는 거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생에 경관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 하나 경관과 재생이 함께하여야 하는 이유는 추진의 주체가 공히 주민이기 때문이다. 마을이나 도시를 되살리는 것도 주민이고 이를 보기 좋게 가꾸는 것도 주민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연속적인 관점에서 진행되어야만 효율성을 증가시키게 된다.

 이를 위해 경관이나 재생분야에 서로의 개념에 대해 상호교차인증이 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즉 재생법에서는 경관형 재생사업에 대한 분명한 명시와 기준제시가 필요하고 경관법에서도 도시경관의 보전과 관리, 형성 외에 재생에 대한 기준이 설정될 필요가 있다. 현재는 융복합의 시대이고 우리의 도시와 정주환경은 하나의 통합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연관성이 있는 개념은 함께 고려되면서 고유한 전체성과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방향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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