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새해가 시작되어 반 달이 지나고 있다. 모든게 새롭다. 요즈음 유난히 추운것도 그렇지만, 눈이 많이 내려 풍년이 들고 축복받는 한 해가 될 것 같은 기분이다. 덩달아 들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여한다니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차고 통일이 당겨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러한 1월이 되면 누구나 새로운 마음으로 각오를 다지며 금년 한해만큼은 잘해 보리라 마음먹게 된다. 그래서 남 다른 계획도 세우고 다짐도 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걱정인 것은 누구나 새로운 변화가 닥치면 머뭇머뭇하고, 주저주저한다.

대학도 방학을 맞았지만, 지난 주에 아직 취업이 안된 학생들과 만남의 시간을 계획했다. 모두가 졸업 전에 취업을 하고 싶은 마음들이 간절함일까 한 사람도 빠짐없이 나왔다. 지도교수의 뾰족한 묘안이 혹시 있나 해서 기대가 클텐데 무슨 얘기를 해줄까 하다가, 2014년에 상영된 ‘역린’이라는 영화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가 생각나 전해 주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곁에 배어 나오고, 곁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난다.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 신중한 작심에는 간절함이 배어 있어야 한다. 그 간절함이 열정이 되어 결국 성취에 이르게 된다. 취업 또한 다르지 않다고 본다. 자기에게 맞는 신중하게 선택한 취업대상기관이 결정되면 간절히 원해야 한다. 그 간절함이 몸에 배어 면접관에게 전달되어 마음을 움직인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작심삼일 사이에 들어갈 말은 무모할 정도의 실행이라고 본다. 사실 작심한 사안들은 대부분 계획단계에 머무르거나 실행 단계에서 머뭇거리는 경우가 많다. 신중히 선택하고 간절히 원하며 뒤돌아 볼 사이 없이 무모하게 실행하는 것이다. 즉 도전하는 것이다. 실행에 따른 과오나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으나 그때그때 보완하면 된다. 분명한 것은 계획에 머물러 있을 때 보다 훨씬 쉽고, 방법이 생기며 보람 또한 맛보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끝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작심한대로 성취하기 보다는 작심삼일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단순히 인간의 의지박약이라는 문제라기 보다 보편적 특성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실제로 모 보험회사에서 실험해 보았다 한다. 보험회사들은 대부분 월요일 아침과 목요일 아침 일주일에 두번 조회를 하는데, 일주일에 꼬박꼬박 두 번씩이나 모이는게 부담스럽고 시간도 많이 소비된다는 합리적 의견이 제시되어 일주일의 첫날인 월요일에만 한 번으로 줄였다. 그런데 3개월 정도 지나 실적을 비교해 보았더니 오히려 성과는 훨씬 더 떨어져 있었다. 다시 월요일, 목요일 조회를 재개했더니 이전과 같은 궤도에 올랐다 한다. 월요일 , 목요일은 작심삼일의 첫날이었고 그때마다 목표를 확인하였던 것이다.

이 달이 가기 전에 금년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워 작은 것부터 실천해 가되, 너무 작심삼일에 연연해 하지 말자. 또 작심하면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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