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6.13 지방선거가 4개월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 정치권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각 당마다 여러 후보들이 거론되는 등 기싸움이 치열하다. 이 과정에서 후보간 신경전이 치열해지면서 덩달아 유권자들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벌써 선거별로 유력 후보군이 누구인지, 최종 본선에 누가 오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다가올 선거판을 지켜보고 있다. 이처럼 지방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에 가려 일반인들이 잘모르지만 올해엔 충청권 대학가도 지방선거 못지 않는 총장선거판이 잇따라 펼쳐진다. 올해안에 새로 총장을 선출하거나 임명하는 대학은 줄잡아 9곳에 이른다. 충북대는 윤여표 총장이 오는 8월19일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신임 총장을 선출한다. 조만간 총추위를 구성해 차기총장 선출을 위한 본격적인 관련 업무에 들어간다. 한국교통대는 김영호 총장이 다음달 3일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오는 25일 차기총장을 뽑는다. 직선제로 선출하는 이번 총장선거에는 모두 4명이 출마해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욱이 교통대 총장선거에는 선거사상 처음으로 전체 선거인단 가운데 2%를 조교와 학생에게 배정해 관심을 끌고 있고, 충북대도 학생회 참여여부를 놓고 교수회와 협의키로 해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대학 외에 대전 을지대, 대전 한밭대, 우석대 진천캠퍼스, 대전 목원대, 중부대, 한국기술교육대 등이 현 총장의 임기가 만료돼 총장이 바뀌게 되며, 직무대행체제로 운영중인 공주대와 괴산 중원대도 새 총장 임명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학을 대표하는 대학총장은 권위와 지성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국립대 총장은 장관으로 예우할 정도로 우리 사회의 지도층 인사다. 본인에게는 말할 수 없는 영예스런 자리이자 가문의 영광이다. 하지만 지금의 대학총장은 권위와 지성의 상징으로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학이 처한 작금의 여건이 하루게 다르게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을 제외하곤 많은 대학들이 해마다 신입생 모집에 골머리를 앓아야 한다. 과거처럼 대학문만 열어 놓으면 학생들이 제발로 찾아 오던 시절은 지났다. 뿐만아니라 서슬퍼런 교육부의 눈치도 봐야 한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2주기 대학가평가에서 3년간 하위 40%에 포함되는 대학은 입학정원 2만명을 줄인다고 교육부는 예고했다. 무한경쟁으로 내몰리는 대학안팎의 이러한 사정을 감안할때 대학 총장이라는 자리는 이젠 더이상 영광의 '화관'이 아니다. 때문에 지금의 대학 총장은 학문적인 성과 못지 않게 치열한 생존의 싸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전투력과 영업력을 갖춘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특히 총장직선제를 눈앞에 둔 일부 대학들은 대학 구성원들 스스로 뽑은 총장이 대학의 미래를 결정하는 만큼 한 표 행사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과거처럼 지연과 학연에 얼킨 온정주의가 아닌 당면한 대학의 총체적 난국을 헤쳐 나갈 진정한 리더가 누구인지 가리고 선택하는 혜안이 필요하다. 한 대학을 이끌어갈 리더를 선출한다는 것은 한 개인의 스펙을 쌓아주는 것이 아니라 대학의 기초를 튼튼하게 하는 벽돌을 쌓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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