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독점은 지금까지 성공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정되어 왔다. 개인이던 기업이던 남들보다 더 많은 지식이나 기술을 독점하고 있다는 것은 곧 그만큼 성공의 확률도 높은 것으로 인정되어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러한 인식에 도전장을 내미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전기자동차의 선두 그룹인 일론 머스크의 행보는 늘 세상을 놀라게 한다.

 그는 이미 전기자동차에 관한 테슬라의 특허 대부분을 공개했다. 사람들은 이러한 테슬라의 선택이 결국 기업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오히려 전기자동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져 자사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물론 전기자동차는 여전히 걸음마 단계인 상황에서 누가 옳은 것인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 공유는 이제 테슬라만의 독특한 행보는 아니다.

 구글이나 도요타와 같은 굴지의 기업들도 하나 둘 자사의 특허를 공개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 테슬라의 행보와 연관이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오늘날 세계의 흐름은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왜 기업들은 자사의 기술을 독점하지 않고 공개하는 것일까? 얼핏 보면 참 이상한 일 같지만 과거 몇 가지 사건들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두 제품이 서로 경쟁할 때 승리를 결정짓는 요소는 기술력만은 아니다. 비슷한 시기 출시되어 서로 경쟁하던 제품들을 살펴보면 많은 경우 기술력보다는 대중성에 의해서 그 승리가 결정되는 경우가 있다. 애플 컴퓨터와 IBM의 경쟁이 그랬고, 소니와 JVC의 비디오 표준전쟁이 그랬다. 최근에는 블루레이와 HD DVD 진영 사이의 경쟁에서도 이 대중성의 역할은 분명하게 드러났다.

 성경을 보면 초대교회 시절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던 사람들은 자신의 소유를 공동체 일원들과 함께 공유했다. 이런 공유의 문화는 로마의 핍박에도 불구하고 기독교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였다. 기독교는 끝내 로마의 공식 종교로 공인되어 로마로부터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예수는 성경의 가르침을 한 마디로 요약해 달라는 한 율법사의 물음에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로 대답한다. 성경의 핵심 원리가 바로 '사랑'이라는 것이다. 또한 인간이 행할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은 바로 '친구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사랑'이라고 말한다.

 성경의 핵심은 '공유'인 것이다. 자신의 물질과 감정까지도 다른 이와 함께 공유함으로써 상대의 필요를 채워주고 그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사랑이야 말로 참된 공유의 실천인 것이다. 이제 세상은 변하고 있다. 공유란 그저 나를 내어 버리고 상대를 살리는 아름다운 희생이 아니라 그 자체로 나에게도 유익을 가져다주는 효과적인 방법이란 인식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성경이 말하는 사랑의 실천은 그 사랑을 실천하는 자들을 향해 무책임하게 희생과 헌신을 강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랑의 실천을 통해 독점의 가치로는 얻을 수 없는 더 큰 유익과 기쁨을 얻게 될 것을 알았기에 사랑 실천을 강조했던 것이다. 독점이 '나'만을 위한 방법이라면, 공유는 '우리'를 위한 방법이다. 내가 행복한 세상과 우리가 행복한 세상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 이제 그 진정한 가치를 우리 모두가 깨달아야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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