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절름발이다. 늘 껄껄 하면서 마음을 절름거리며 산다. 좋은 사람을 만나도늘 마음속으로만 반갑고 좋다. 어느 집을 방문하여 식사대접을 받게 되어도. 손님 자리에 앉아 우아한 대접을 받기보다는 옷소매를 걷어 부치고 부엌에서 안주인이 내어놓는 묵은 김치를 썰고, 맛갈나는 찌개와 야채를 담아 나르는 것이 더 편하고 좋다. 차려 놓은 음식만큼이나 호화스런 일행들의 칭찬에 나는 또 말없이 열심히 먹기만 한다. 음식에 대한 최고의 칭찬은 맛있게 먹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구제 받을 수 없는 미숙한 표현력 때문에 늘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지만 표현력이 마음만이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고집스레 하고 있다. 정말 좋은 관계란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침묵 속에서 오가는 소통의 뜰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때로는 마음을 전하지 않고 어떻게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알 수가 있는가? 절름거리지 말고 미리미리 말 할 껄. 좋은 친구를 그렇게 오해의 상처를 받으며 보내지 말고 마음 속보자기를 확 풀어 보여줄걸! 껄!껄!...

후회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그래서일까 마음이 자주 상처받고 절름거리며 산다.

"나는 왜 늘 그렇게 조금씩 아주 조금씩 뒤늦게 껄껄껄하는 것일까? 사는 것이 늘 그런 저런 후회하는 삶의 연속이었다.

딸들은 그런 나를 보고 '껄껄마녀'라고 부른다. 이럴걸, 저럴걸, 말할걸, 참을걸, 갈걸, 올걸 하면서 늘상 반박자 늦게 후회하는 것을 보고 딸들이 붙인 별명이다. 나는 껄껄마녀란 별명이 좋다. 나를 들여다보고 반성하는 껄껄껄이 있어 수없이 절망하면서도 매순간 다시 부활을 꿈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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