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완보 충청대 교수

[심완보 충청대 교수] 요즘 대학가는 교육부, 고용노동부 등 정부부처와 서울시 등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재정지원 사업을 준비한다고들 바쁘다. 그런데 회의를 거듭해도 다들 4차 산업혁명이 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실체가 잘 안 잡히고 뜬 구름 잡는 느낌이라고 한다. 그러니 준비가 잘 되어 가고 있는 건지 확신도 서질 않아 불안한 상태이다. 이러한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그림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기인한다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빅데이터라는 맨틀위에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의 지각 판들이 떠있는 구조로 비유하곤 한다. 빅데이터라는 거대한 맨틀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거세게 지각 판을 뒤흔들며 기세를 떨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을 이해해 보자면 사물인터넷(IoT)과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모아진 데이터들은 클라우드 서버로 모아져 빅데이터를 형성하고 이러한 방대한 빅데이터를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빠른 속도로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면 기존에는 없던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4차 산업혁명 기반의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의 학습 자료가 되는 빅데이터가 필수적으로 필요하게 되고 이를 위해 IBM,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글로벌 IT기업들은 자사의 플랫폼을 통해 빅데이터를 모아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해 왔다는 것이다. 우리가 미래의 불확실함에 투자를 주저하고 미루는 사이에 다른 선진국들은 명확한 비즈니스모델이 없는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엄청난 투자를 해왔고 머지않아 그 결실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와 같이 4차 산업혁명으로의 진입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융합 경험을 축적하는 시간의 양으로 성패가 결정되는데 우리는 아직도 남이 먼저 실패해 보고 성공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남이 성공한 것을 본 후에야 안심하고 같은 방법으로 시작해 보겠다는 형국이다. 그러니 아직도 우리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감이 오지 않는 이유이다.

 다행히 정부는 대통령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두고 다양한 정책들을 준비해 나가고 있는 듯하다. 지난 2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현대차의 자율주행수소차를 탑승해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판교 IC까지 15분가량을 달렸다. 이날 문대통령의 시승은 세계 최초로 한 나라의 정상이 자율주행차를 타고 민간도로를 누빈 첫 번째 사례로 보고 있다. 이는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가 되었고 이를 지켜본 국내외 사람들은 현대차의 수소차와 자율주행기술이 얼마나 안전하고 완벽하면 한국의 대통령이 직접 탈수 있었을까 생각했을 것이고 이는 현대차의 기술에 대한 신뢰감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우리는 아직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기반도 부족하고 개인정보보호법에 막혀 데이터를 서비스에 사용하기도 쉽지 않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 나가기 위해서는 전 국가적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데이터를 개방하고 과감한 투자와 시도를 장려하여 실패와 성공의 사례를 축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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