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나 방송 화면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들을 보게 된다.

그런 일들 중에는 보는 이에게 미움과 분노감을 일으키는 악한들의 행위도 있고, 동정심을 일으켜 마음을 스산하게 만드는 불쌍한 모습도 있으며, 위험이나 희생을 아랑곳하지않는 뛰어난 용기를 보여주는 위대한 영웅도 있다.

모두 우리의 마음에 분노, 동정, 선망과 존경 등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들이고 이럴 때 사람들은 흔히 '가슴에 와 닿았다' 는 표현을 쓴다.

그런데 이 말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가슴에 와 닿았다는 것은, 외부의 물체나 사건이 자신의 마음에 있는 어떤 부분에 접촉했다는 말일 것이다.

즉 외부의 사건과 자신의 마음의 어떤 부분이 서로 만날 때, 일상에서 우리가 흔히 '마음에 와 닿는' 경험을 하게 된다.

마음에 와 닿는 다는 것이 뜻하는 또 하나는 우리에게 감정과 감흥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이고, 이는 결국 어떤 행동과 태도의 변화로 유도되어진다.

외부에 있는 인물이나 사건에서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을 유발하는 정도의 감흥을 느끼려면, 사실 그 인물이 보여준 행위만으로는 부족하다.

대중의 우상

대중의 우상을 예로 들어 외부 사건과 우리 마음의 관계를 설명해 본다.

어떤 인물이 세계적 차원의 스포츠 대회에서 일등을 했다고 했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이 참 대단하다고 느끼고 선망의 감정에 휩싸이게된다.

그런데 선망을 받게 된 인물이 행한 사건과 대중의 반응 정도를 찬찬히 살펴보면, 인물이 행한 사실에 비해 대중의 선망하는 감정의 정도가 더 많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그 영웅이 선망하고 존경스런 감정을 받는 것이 상당 부분 타당하지만, 일정 부분은 덧붙여지고 확대 해석되어 보는 이의 감정을 사로잡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것이다.

즉 역경을 극복한 타인의 행위에서 큰 감정과 감흥을 느끼는 것은 우리 생각 속에 이미 자리 잡고 있는 '위대한 사람은 그러할 것이다' 라는 우리의 상상력이 동원되고, 이런 주관적 판단이 실제 사례에 더해져야 가능한 것이다.

우리 내면에 이미 형성되어있는 초인적인 인내와 의지를 가지고 있는 위대한 인물의 이미지와 한 부분이라도 유사한 현실의 인물을 만나게 되면, 그 순간 우리는 내면의 인물과 현실의 인물을 유사한 것이 아닌 동일한 것으로 여기게 되고 감정반응을 보이게 된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영웅들이 사실 별 다른게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은연중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영웅적인 행위를 순간적으로 행한 경험과 그 감정 그 느낌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함이다.

영웅적 행위

생각해 보면 그런 영웅적 행위를 전혀 행해 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그런 영웅의 사고방식과 감정, 감흥을 알겠는가?

규모의 차이는 있겠으나 본인이 어느 순간에 잠깐이라도 그런 영웅의 행동을 한적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미숙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내부에 작은 규모의 영웅이 잠재하고 있고 가끔은 밖으로 현시함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영웅과 우상은 밖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면서 동경하거나 주눅이 들게 된다.

어떤 사람이 대단해 보이고 존경스러워보일 때, 위대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타인이 아닌 바로 자신임을 알고 잠시 잊은 영웅의 모습을 현실로 드러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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