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능희 옥천주재 부국장

[옥천=충청일보 이능희기자] 지방의원에게 공무원은 '봉'이다. 

공무원에게 지방의원은 '수퍼갑'이다. 

지방의원은 공무원 앞에서 어깨에 힘을 주고 고압적인 자세로 윽박지르고 호통을 치기 일쑤다. 

유일하게 폼 잡고 큰 소리 치는 대상이 공무원인 것이다. 

군민의 대변자로서 진정 군정을 감시,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본연의 업무를 망각한 '갑질'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렇다보니 지방의회 무용론, 심지어 폐지론도 끊이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임만재 옥천군의원이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공직사회의 상벌이 로비를 통해 좌우된다"며 "특정 시기, 특정 부서에 다양한 상이 집중된 것은 다분히 의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욱이 "옥천군 수시 인사 4급 승진 직렬에 보건직이 포함된 것은 특정인을 염두에 둔 인사"라면서 "보건소가 특별히 일을 잘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해 보건소가 보건복지부나 충북도 평가에서 11차례 최우수·우수상을 받고, 4건의 공모사업에 뽑힌 괄목한 실적을 평가절하 한 것이다.

임 의원의 거침없는 발언을 지켜보면서 '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군의원의 본분을 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회와 집행부가 서로 배려하고 협력하는 동반자적 파트너가 되어야만 군민을 위한 진정한 지방자치가 실현될 수 있다.

어디에나 '금도'가 있고 '마지노선'이 있다. 

선을 넘은 정치적 계산이 깔린 발언은 단기적으론 원하는 결과물을 가져올 수 있을지 모르나 길게 보면 어떤 식으로든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는 진리는 역대 선거에서 이미 여실히 증명됐다. 

이 같은 지적에 자존심이 상한다면, 기분이 나쁘다면 구태를 버리고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야 한다. 

각종 현안들에 대해 조목조목 객관적으로 짚으면서도 비판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존경받는 의원이 되도록 해야 한다.

군민은 그런 일꾼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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