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대통령평통자문위원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대통령평통자문위원] 지구촌 70억 가슴을 뛰게 할 평창동계올림픽이 개막되었다. 15개 종목에 92개국의 2925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개막식은 우리의 저력을 보여주었고 관중을 열광시켰다.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짐에 참으로 뿌듯했다. 전 세계 주요 언론들은 9일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을 일제히 주요 기사로 다뤘다. 미국 CNN은 개회식 장면을 생중계하며 "스펙터클(장관)"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도 개회식 소식을 전하며 "추운 날씨지만 올림픽 정신은 고매하다"는 표현을 썼다.

 남북한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한 것은 북 핵으로 인한 두려움을 희석시킨다고 표현했다. AP통신은 "남한이 북한과 협력하고자 하는 소망으로 남북 합동 태권도 시범을 보였고, 다섯 명의 어린이가 펼친 공연을 통해 '한국인이 마음에 그리던 평화를 이 어린이들이 발견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했다.

 개회식 내용에 대한 관심도 컸다. 미국 ABC뉴스와 IT 전문 매체 와이어드는 올림픽 개회식 동안 빛의 쇼를 펼치는 데 사용된 드론을 집중 조명했다. 와이어드는 "개회식에 드론 1218개가 쓰였는데 지난해 수퍼볼 공연에서 쓰였던 드론 수의 4배에 달했다"고 전했다. CNN은 살아 있는 비둘기 대신 풍선 비둘기를 날린 것에 대해 현명한 결정이라고 평했다. 영국 BBC는 1980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로빈 커즌스가 개회식을 평가한 글을 통해 "모든 공연이 세밀하고 세련됐다. 정신없이 서두르지도 않고 매우 멋졌다"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화려한 개회식 소식을 전하면서도 북핵이 야기한 갈등을 동시에 조명했다.

 여야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평양을 방문해줄 것을 공식 초청한 것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역사적 사건이라고 높이 평가하면서 북한 방문 요청을 환영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북한의 위장평화공세에 빠져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2박3일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출국했다. 펜스 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을 계기로 방한하는 기간에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만남은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은 탈북자 면담, 천안함 기념관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하는 동시에 북한의 인권실태 등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대북 압박 행보를 벌였다. 해군 2함대 사령부를 방문해 탈북자를 만나는 자리에서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국인 청년 오토 웜비어의 부친 프레드 웜비어가 함께하기도 했다. 펜스 부통령은 "북한 정권의 가식을 방관하지 않겠다"고 강경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상의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북핵과 복잡하게 엉킨 '평화메시지'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가슴 조이게 한다. 우리가 주도하는 '평화메시지'가 전 세계에 주목 받고 있다는 점을 새삼스럽게 강조함과 동시에 보다 일관성 있고 안보와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풀려나가길 간곡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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