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창 정의당 충북도당 교통발전특위 위원장

 

[문무창 정의당 충북도당 교통발전특위 위원장] 청주시는 개신오거리 병목 해소 목적으로 고가도로(연장 740m)를 건설했다. 그러나 고가 구간 740m을 빼면 충대후문 4거리~사창4거리의 교통체증은 조금도 완화되지 않고 있다. 원래 고가·지하도로는 한 교차로에 국지적으로만 설치할 게 아니라 혼잡구간에 길게 설치돼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고가도로 밑 평면교차로는 기존 불합리한 교차구조와 신호체계가 그대로 유지돼 교통처리능력이 5분의 1로 줄고 신호를 한 번 놓치면 2분 이상 기다리게 돼 차량들이 꼬리를 물어 2~3번 신호를 더 받아야 통과할 수 있다.

 도로교통공단 TASS 자료에 따르면 고가도로 설치 전·후 교통사고는 개신오거리 17%, 충대후문 4거리가 무려 50% 이상 늘었다. 고가도로 끝 지점에서 5%의 하향 종단구배로 인해 운전자가 교차로를 인지하지 못하고 과속하다가 추돌·급제동이 많이 발생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는 2004년 제정된 '환경친화적인 도로건설 지침'에 따라 101개 고가도로 중 26개를 없앴으며 나머지 75개도 순차적으로 철거하고 있다.

 그러면 해결 방법은 뭐가 있을까. 우선 모충동과 성화동 방면 도로 선형을 일치시키고 교통섬을 설치, 횡단보도와 차량정지선을 교차로 내부로 이전시켜 보행자와 차량의 횡단거리를 단축시킨다. 이럴 경우 교차로 내 차량 충돌사고가 줄고 보행자 횡단시간은 10초가 늘어난다. 교차로 운영의 묘미는 좌회전 차량 처리다. 반대편 좌회전 차로를 이용해 회전하는 좌회전 특별기법을 도입하면 현재 다섯 번인 신호 변경이 두 번이 되므로 교차로 이용률이 20%에서 50%로 높아져 교통용량은 배 이상 늘어난다. 신호대기도 140초에서 40초로 줄고 차량 대기 역시 3.5배가 감소, 소통이 원활해진다. 필자는 도로교통공단 재직 시 이런 개선안을 시청 관계자에게 여러 번 건의했으나 당시는 "예산 문제가 있다", "나중에 하자"라는 말만 듣고 사업을 진행시키지 못했다.

 충대병원 앞 고가도로는 교통과 환경 측면에서 도움은커녕 악영향만 초래하는 애물단지다. 설령 병목 해소에 효과가 있더라도 한 교차로에 235억 원은 투자 효율에도 문제가 있지 않은가. 필자가 제시한 대로 공사를 할 경우 비용은 약 1억 원 정도다. 그리고 개신 5거리~사창4거리 약 1.5㎞ 한 축을 개선하는데 총비용은 2억 원이면 족할 것 같다. 북일면 학평 4거리(고가도로 당시 공사비는 100억 원)는 좌회전 차로를 설치하고 신호체계를 변경(공사비는 고작 600만원)했는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막힘이 없고 교통사고는 60%나 줄었다.

 결국 충대병원 앞 고가도로에 투자된 235억원은 청주시 전역의 병목지점을 해결하고도 남을 금액이었다. 도시미관을 해치고 인근 주민들 장사를 방해하며 아파트 가격을 떨어뜨리고 소음으로 고통을 준다. 투자한 돈을 생각하면 아깝고 가슴 아프지만 철거해서 생동감 있는 교차로로 재생시켜야 한다. 청주시민 여러분에게 필자의 생각이 어떠한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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