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명식 미즈맘산부인과 원장

 

[주명식 미즈맘산부인과 원장] 얼마 전 방영된 SBS <동상이몽2>에서는 배우 최수종과 하희라 배우의 결혼생활이 공개되었다. 이들 부부는 결혼 25주년인 은혼식을 준비할 정도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내는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들의 에피소드는 프로그램이 역대 최고 시청률을 달성할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최수종이 하희라를 대하는 모습이 여느 부부와 다르게 귀감이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출산과정을 준비하는 최수종의 모습은 그 누구보다 아이와 부인을 사랑하는 모습이 잘 느껴졌다. 그의 부인인 하희라는 첫 아이를 낳기 전 4번 유산을 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그에게 첫 아이는 절박했다. 그래서 지인에게 붕어가 좋다는 말을 듣고 붕어를 밤낮으로 100여 마리를 잡아 약을 만들어 먹였다. 또 겨울에 딸기를 원하는 부인에게 딸기를 구할 수 없어 딸기아이스크림을 사가는 정성을 보이기도 하며, 출산하기 전에 미리 병원에 답사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렇게 그가 산모에게 온 정성과 열성을 보였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그는 출산이 산모의 컨디션과 관리에 달려있다는 것, 또한 그것은 아이의 평생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출산'이라는 것은 주체가 산모도 아닌, 더더욱이 아버지에게 있지도 않다. 태아가 다변적인 상호 작용에 의해서 주도적으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 바로 출산이다. 아이가 나오지 않고자 한다면, 자연적인 진통은 존재할 수 없으며 태아가 출산되기 전까지의 상호작용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근래의 출산은 출산의 주인이 되는 아이보다는 그 주위사람에게 포커스가 맞춰져있다. 그것은 곧 유도분만으로 이어지는데, 그 이유가 예기지 못한 상황이 아닌 남편의 직장스케쥴, 산모의 공포감, 주치의의 스케쥴, 심지어 점집에서 받아온 출산일정을 맞추기 위해 이러한 방법이 사용된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연분만은 어느 누구보다 태아와 산모가 주인이 되는 출산이다. 자연분만은 태아에게는 조화로운 과정들을 겪으면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됨으로 사회성과 소근육 발달에 영향을 주고, 산모에게는 임신후유증과 합병증의 위험을 낮아지게 한다.

 모두(冒頭)에서의 최수종이 부인을 위해 해주었던 모든 이벤트와 정성은 현대사회의 부부에게는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시기를 놓치기 쉽다. 하지만 태아를 위해서 무언가를 해주어야겠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 이 글을 보는 모든 예비엄마 아빠들이 나의 아이에게 아직 많은 것을 해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면 이제라도 나의 아이에게 평생을 위한 선물을 준비해야하지 않을까? 그 선물은 아이가 평생 자신의 몸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기억할 것이며, 특히 엄마와 아빠에게는 같이 고통을 이겨낸 보람과 행복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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