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정당 충북도당 홈페이지에
"과거 성추행 벌인 적 있는 A씨
사전경고에도 예비후보로 등록
예고대로 언론 통해 진행할 것"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6·13 지방선거를 100일 앞둔 5일 충북에서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폭로가 제기돼 향후 확산 등 선거판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이날 모 정당 충북도당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도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정치권에 불어 닥칠 미투 조심하세요'란 제목의 게시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이 글에서 "지방선거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중 과거 성추행을 벌인 사람이 있다"며 "만약 이 인사가 후보로 결정된다면 미투를 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작성자는 최근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 정당 소속 A씨를 지목한 뒤 "그는 과거 공직에서 인사권을 가진 직위를 이용, 하위직 여직원을 불러내 저녁 자리에서 술을 먹인 뒤 노래방에 데리고 가 강제로 껴안고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거 여직원에게 저질렀던 만행을 본인은 잘 알 것"이라며 "자신을 돌아보고 겸허히 정계를 떠나라"고 요구했다.

A씨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자 작성자는 지난 5일 자유게시판에 다시 글을 올려 "사전 경고에도 A씨가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며 "예고한 대로 언론을 통해 미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정당 관계자는 "충북도당 차원에서 진위 파악 중으로, 아직 확인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지목된 A씨는 이날 지역 언론과의 통화에서 "전혀 사실무근으로 누군가가 나를 음해하려고 일부러 작성한 허위 글로 보고 있다"며 "수사 기관에 수사 의뢰하고,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입장을 밝힐 것"고 강조했다.

이처럼 A씨가 진화에 나섰지만 상대 정당은 즉각 성명을 내고 사법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이날 "각 정당이 후보자 검증 시 성범죄 관련 사항을 중점적으로 보기로 한 점을 감안하면, 해당 정당은 진상규명을 해야 할 것이고 만일 사실로 밝혀진다면 사죄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사법당국 역시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며, 조사결과에 따라 일벌백계를 통해 다시는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A씨의 소속 정당으로 알려진 더불어민주당의 충북도당은 이날 기자들에게 긴급 문자를 보내 A씨가 '미투' 작성자를 충주경찰서 지능수사팀에 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 및 명예훼손, 협박 등에 관한 수사의뢰를 하는 한편 기자회견을 6일 충주시청 기자실에서 가질 예정이라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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