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비후보들 민심 주시… 선거전략 조정
한국당 이명수, 충남 판세 분석 후 출마 가능성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을 계기로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운동이 6·13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으로 확대되면서 충청권은 물론 전체 선거판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여야 예비후보들은 민심의 향배를 예의주시하면서 선거전략 조정을 물론 출마여부를 다시 판단하려는 분위기다.

안성호 충북대 교수는 7일 전화통화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로 촉발된 성폭행 의혹 파문이 충청선거판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당초 여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됐던 이번 선거가 미투운동 영향으로 당락이 바뀔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고 향후 진행되는 여론조사 결과에서 여론의 추이를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미투 사태의 진원지인 충남지역은 선거판도가 바뀔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제식 바른미래당 충남도당위원장은 이날 안 전 지사의 후임자를 자처했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을 향해 선거운동을 중단할 게 아니라 불출마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논평에서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여 재·보선을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라는 민주당 당헌을 언급하며 "민주당 지도부는 충남도지사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가 불리할 것으로 예상했던 자유한국당에서는 반전을 꾀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한국당 충남지사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던 이명수 의원(아산 갑, 3선)은 이날 "그동안 개헌 추진 등의 이유로 중앙당에서 현역의원의 지방선거 출마를 자제시키는 분위기였고, 제가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후임(국회의원 후보)도 마땅치 않아 (출마를 위한)특별한 준비는 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불출마 선언을 한 적은 없다"고 강조하고 "당원의 한사람으로서 이번 돌발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여러 가지 (여건을)봐야 겠다"며 민심향배에 따라 충남지사 선거 출마 가능성을 내비췄다.

일각에서는 미투운동에 편승한 흑색선전(비방 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이날 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려 했으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예정했던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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