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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육정숙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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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9  17: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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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정숙 수필가] 봄비가 내린다. 하늘이 내리는 아주 작은 물방울들이 하나, 둘, 셋……, 천천히 흙속으로 촉촉하게 스며든다. 빗줄기는 시나브로 언 땅을 녹이고 있다. 단단한 땅을 뚫고 여리고 고운 싹이 솟아 나 세상의 아름다운 빛을 볼 수 있도록 봄비가 내리고 있다. 그러나 강한 것은 쉬이 그 자리를 내려놓고 싶은 생각이 없나보다. 반항처럼 강한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바람은 잠잠해지고 비대신 함박눈이 내렸다. 눈은 내리면서 녹았다. 봄눈이 내리는 거리의 풍경이 참 예쁘다!

요즘 ‘나도 피해자라고’ 여기저기서 작은 목소리가 서로를 의지 하면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침묵 했던 말들이다.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과 성희롱 행위를 비난하기위해 시작된 미투 캠페인의 파장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세계적인 대중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시상식을 하얗게 물들인 미투 캠페인! 헐리우드 여성단체 타임스업(성폭력 공동대응)을 지지하는 스타들이 하얀 옷과 하얀 장미를 들고 시상식에 참여 하면서 미투 캠페인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싸우자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대우를 받자’ 는 슬로건 아래 억압받고 침묵 당하는 여성들을 위한 캠페인이 대대적으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침묵속의 여성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하나, 둘, 셋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분하고 억울했던 소리, 소리들! 계란으로 바위를 치기 시작했다. 겨우 이제 서야 받아들여 질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되었다는 사실이 더욱 기가 막히는 일이다.

배우의 꿈을 안고 걷던 길에서 필수 과정처럼 일어났던 일들! 서로 동의되지 않은 일방적인 성적 행위는 피해자에겐 더욱 치욕적인 일이다. 타의 눈길이 무섭고 두려운 것이 아니다, 그들이 결코 원하지 않았던 일들이기에 더욱 힘들었으리라. 아무리 억울하고 분해도 힘에 억눌려 보이지 않는 감옥에 갇힌 채 침묵하고 살아 온 그 오랜 시간들! 누군가는 그로인해 평생의 꿈을 접어야 했다.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상처 입은 목소리에 숨겨져 있던 가해자는 저명인사는 물론 유명 연예인들이 언급되고 있다. 직권의 남용과 권력을 이용한 더러운 짓거리들은 이제 더 이상은 없어야 한다.

이제는 남녀 양성평등을 외치면서 점차 많은 것들이 변해가고 있다. 어느 한쪽으로 몰고 가는 사회의 풍도는 아니어야 할 것이다. 미투 운동의 근본적인 목적은 성폭력, 성추행으로부터 남녀 모두 자유롭고자 하는 운동이다. 진실로 상처받고 힘들었던 이들에게 진정한 위로와 위안이 되고 또다시 같은 일로 그 누구에게든 억울함은 없게 하자는 것이 미투의 참 뜻이다. 이 땅에서 자라나고 있는 우리들의 어린 딸과 아들들이 그들의 꿈을 향해 힘차게 걸어 갈 수 있는 곱고 깨끗한 고을이 되길 이 봄날에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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