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오늘날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인공지능 시대가 우리 앞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인간처럼 보이는 기계들이 어느새 우리의 삶의 속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인간의 삶의 내용과 존재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릇 인공지능(人工知能: AI)이란 '인간이 가진 사고(思考)나 학습(學習) 등의 지적 능력을 컴퓨터를 통해 구현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인공지능은 '컴퓨터와 같은 기계를 통해 만들어진 지능'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개념적으로 강(强) 인공지능과 약(弱) 인공지능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강 인공지능은 '사고(思考)가 가능한 자아(自我)를 지닌 지능'으로, 사람처럼 여러가지 일을 수행할 수가 있다. 한편 약 인공지능은 '자의식(自意識)이 없는 지능'으로 이는 주로 특정 분야에서 특화된 형태로 개발되어, 생산성 향상에 활용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연구·개발된 경우는 모두가 약한 인공지능으로, 자아를 가진 강한 수준의 인공지능은 아직 등장하지 않고 있다. 이를테면, 올 들어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는 인터넷 기업 네이버는 바로 약한 수준의 인공지능에 해당된다.

 역사적으로 돌이켜 보면, 그동안 우리 인류는 과학기술을 통해 삶을 보다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앞으로도 과학기술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진보할 것이다. 그러면 첨단기술의 총화를 상징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의 등장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며 향후 우리 사회에 어떠한 기능으로 작용할 것인가? 이제는 '기계'가 '인간의 지능'까지 대체하는 인공지능 시대가 열림으로써, 인간이 하던 많을 일을 기계적 지능이 대신하는 세상이 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의 하나인 인공지능은 인간의 삶은 또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인간이라는 개념의 변화가 불가피하며, 학문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이 정치, 경제, 군사, 법률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되면서 우리의 삶이 크게 바뀌게 될 것으로 본다. 따라서 이러한 시대에는 인공지능에 대한 철학적 담론이 필요한 것이다.

 통찰은 인간 고유의 내재적이고 주체적인 지적 작용이기에 그 의미가 큰 것이다. 사실 아무리 세상이 기술적으로 발전하여도 사유(思惟)할 수 있는 기계지능이 나올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기계는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알고리즘으로 풀어내 해답을 찾아내므로 주어진 문제가 소멸되면 사유의 문이 닫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에는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본원적인 이해와 깊은 통찰이 필요하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인간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문학, 역사, 철학, 인류학 등의 학습을 통해 지식기반부터 갖추어야 한다. 그런 다음 여러 지식과 정보를 수집·선별하고 이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인공지능시대 열리고 있는 이 시대에 즈음하여 기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인공지능은 인간의 감각이나 마음과 다른 속성을 지닌 메커니즘이다. 고로 인간과 기술의 균형적 도모를 중요한 삶의 양식으로 삼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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