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준 청주대 교수

[정창준 청주대 교수] 어떻게 해야 성공적인 설득이 가능할까.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 키워드로 '설득의 기술'을 타이핑하니 대략 10여개의 설명들이 나열된다. 이를테면, '카리스마 있는 설득기술'의 제목에 설명된 것을 보면, 설득내용보다는 태도, 표정, 스토리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즉 감성과 감정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또 '공감을 이끌어 내는 방법으로 예능프로그램에서 배우기'라는 제목의 설명은 예능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담당자의 전략에 대해서 설명한다. 즉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얽히는 곳, 인간관계 중심의 교감에서 스토리를 찾아내는 비법을 설명한다. 다분히 감성과 감정에 무게를 둔 설득의 전략이 되겠다.

 '협상을 위한 설득의 기술'에서는 피설득자에 대한 욕구 찾기, 자극 찾기 등 인간행동과 심리적 동기 등으로 논리적인 접근을 설파한다. 다소 피설득자에 대한 게임의 법칙으로 이기는 게임 추천으로서 진심을 포함하는 감성과 감정의 측면이 약화되어 있다. '글래머의 힘'이란 제목의 설명은 하나의 시각적 설득의 기술로 인간의 기억 속에 남는 인상적 장면, 즉 이미지의 강력한 힘에 기대는 방안을 추천한다. 이는 긍정의 힘에서 오는 배가되는 효과가 있지만, 탄탄한 논리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위기를 맞았을 때 손쓰기 어려운 국면의 위험성이 항상 상존하겠다.

 '즉흥설득의 기술'에서는 너무 각본 같이 준비되어 짜맞추어지기가 아닌 즉흥적인 실생활형의 관계적 대응을 권유한다. 즉 진심어린 공유와 공감을 나누자는 접근이다. 과학적 논리의 바탕이 소외되어 있다. '데이터로 말한다'에서는 최근 몇 년 전부터 유행한 데이터 중심의 논리적 기반에 바탕을 두는 것이다. '비키니 화법'은 최소한의 말로 최대의 설득효과를 얻고자 하며, 짧지만 강한 인상을 주는 이미지 언어의 사용을 권장한다.

 이렇게 여러 가지의 방법으로 각자 유용한 설득이론들인데, 보다 온전한 방법을 추천한다면 논리와 감성 또는 과학과 예술의 두 측면을 모두 아우르는 방법이다. 물론 서로 분야의 성격이 판이하게 다를 수 있는 이 양자를 묶는 발상을 도출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추천하는 해법은 일의 순서에서 서로 성격이 다른 양자의 순서와 위치를 잘 배합하는 것인데, 요약하면 '논리적 바탕' 위에 '감성적인 표현'의 메시지로서 접근하자는 것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쏟아져 나오는 설득 메시지 내용들은 특히 감성에 매우 치우쳐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성적이며 과학적인 논리에 근거하지 않아 외면 받는 경우를 보게 된다. 무논리라는 것은 사실관계의 왜곡이 일어나 신뢰도에 문제가 생기고 이는 경쟁 상대들에 대한 근거 없는 적개심에 기대도록 강요하게 되므로 주의해야 할 일이다. 관계망이 촘촘하게 얽힌 디지털 세상에서 한쪽에 치우친 프로파간다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 설득의 기술에서 과학의 논리와 진심의 감성설파 방법을 추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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