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대통령평통자문위원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대통령평통자문위원] 한반도가 급격한 해빙무드를 맞이했다. 4월에 남북정상회담 5월에 미북정상회담이 열리기로 되었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가 보는 시각은 각각 자국의 이해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시진핑과 푸틴의 장기 절대권력 등장과 이들이 계산하는 한반도 셈법은 복잡할 것으로 예측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남북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전하며 "이 같은 변화는 한반도의 외교적 약진을 의미 한다"고 평가했다. BBC는 "십여 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한 정상의 만남이 성사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체제만 보장된다면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한 것에 대해 "김정은에게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발언에 대해 "북한의 입장이 확실하다면, 김정은 체제에서는 처음으로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체제를 보장받는 조건으로 비핵화를 논의할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특사단의 방북 결과에 대해 "특사단의 노력을 인정 한다"면서도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북한이 비핵화를 언급한 건 큰 진전"이라는 긍정적 의견이 있었지만, "북측은 기존에 내놨던 입장만을 되풀이했다"는 부정적 얘기도 나왔다. 2005년 베이징에서 6자 회담 당사국이 채택한 9·19 공동성명에서도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포기 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것이 지켜지지 않았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중국까지도 대북 제재에 협조한 상황에서, 북한이 더 버티다가는 북한판 외환위기가 하반기쯤 올 것이라는 설도 있었다. 북한이 핵을 포기했다고 선언하는 시점과 핵을 포기했는지 확인 완료하기까지의 시점은 최소한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중국까지 목을 죄어 오니 마지막 '플랜 B'를 쓴 거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이번 방북 결과 1번 항목에서 판문점 정상회담 개최만이 색다른 점이고 3, 4, 5번 항목은 기존의 이야기를 다시 언급한 것에 불과하다. 특히 3번 항목은 김정일이 많이 하던 얘기다. 이 얘기는 이미 20개의 핵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의 논리를 정당화하는 수준이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라고 평가한다. 한동안은 핵무장은 유훈이라면서, '핵·경제 병진노선'이라고 하면서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태도가 달라졌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남북 정상 간 핫라인 설치는 매우 중요한 성과이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남북 간에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의 주장을 정당화해주고, 그들의 논리를 다 들어준 결과다. 결국 북한이 핵을 갖게 된 것은 미국이 적대 정책을 했기 때문이고, 북한이 도발한 것도 미국이 대화를 거부해서 한 것이라는 북한의 논리를 인정해준 셈이다." 이상의 긍정과 염려하는 점을 간과하지 않길 바란다. 남북 해빙무드가 성공적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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