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내가 잘 아는 회사에 네 사람의 중역이 있는데 그들은 정기적으로 "고안회"라는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이 회의의 목적은 그들이 마음속에 잠재해 있는 아이디어를 다 털어놓는 것이다. 그들은 이 회의를 위하여 전화도 없고 부서도 없고 사무실에 필요한 시설이 전혀 없는 방을 사용하는 것이다. 창도 이중으로 되어 있어 거리의 소음도 전혀 방해되지 않았다. 그들은 우선 한 자리에 모이면 회의로 들어가기 전에 10분 동안 기도와 명상에 잠긴다. 그들은 각자 자기 나름대로의 기도의 방법으로 사업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머릿속에서 해방시키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 엄숙한 기도의 시간이 끝나면 비로소 네 사람은 차례로 각자 마음에 떠오른 생각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전부 메모지에 기록된다. 그러나 이 시간에는 아무도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비판하지 않는다. 아이디어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 각자의 아이디어를 적은 메모지는 한데 모았다가 다음의 다른 회의에서 평가된다. 그러니까 이 회의는 단순히 기도의 힘에 자극된 아이디어를 털어놓기 위한 회의인 것이다.

 이 고안회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처음 얼마 동안은 쓸모없는 것이 많았지만 그러나 회의가 거듭되어 감에 따라 점차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리하여 얼마 뒤부터는 실용적 가치가 많은 좋은 아이디어가 이 고안회에서 계속 나오기 시작했다. 그들 중 내가 잘 아는 중역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 회의 덕분으로 우리들은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이미 대차 대조표에도 나타나 있을 정도여서 우리들은 더욱 자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들 네 사람 사이에는 협조정신이 더욱 강해져서 이러한 협조의 기풍이 사원들 사이에까지 번지게 되었습니다."

 기도는 종교적인 의식으로서 사업에는 방해가 될 뿐이라고 생각하는 낡아빠진 사업가가 아직도 많다. 사업에 성공하려면 생산이나 판매나 관리에 있어서나 가장 새로운 확실한 방법을 도입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많은 현명한 사업가들은 사업의 능률을 올리는 방법 중에서 가장 새롭고 확실한 방법의 하나는 기도의 힘이란 사실을 깨닫고 있다. 현명한 사람들은 무슨 일에 있어서나 이 기도의 힘을 응용함으로써 더욱 좋게 생각하고 더욱 좋게 일하고 더욱 잠을 잘 자고 일이 더욱 잘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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