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호 홍성주재 기자

[홍성=충청일보 고영호기자] 초등학교 1학년에 진학한 아이를 둔 학부모의 마음이 무겁다. 아이에게 휴대폰을 사주느냐 마느냐의 고민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휴대폰 기능처럼 통화나 문자가 목적이라면 아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겠지만, 스마트폰으로 바뀌면서 이미 통신수단보다는 게임기나 일과를 보내는 수단으로 전락해 버렸기 때문이다.

젊은 부부들의 맞벌이가 보편화된 시대를 살면서 아이들의 행동 사이클이 달라지는 시점이 되면 부모들은 고민하지 않을수 없다.

아이들의 표현은 "친구들 다 스마트폰 있다"며 자기도 반드시 있어야 된다는 주장을 피력한다. 위험한 시대를 살면서 부모들 또한 아이와의 소통에 핸드폰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라도 공감을 한다. 그러나 문제는 스마트폰의 사용 목적이 부모들의 마음과 아이의 마음이 다르다는데 있다. 

식당에 가서 밥을 먹다보면 어린아이들이 칭얼대는 소리를 듣는 경우가 많다. 과거 같으면 아이 엄마나 아빠가 아이를 안고 달래거나 잠깐 밖으로 데리고 나가 진정시켜 데려오는 것이 보편적 이었다.

최근에는 아이들의 칭얼거림에 당황하거나 안고 달래는 부모를 찾아보기 어렵다. 스마트폰으로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만화나 아이가 좋아하는 영상을 열어주면 그것으로 끝이다. 아이는 그것에 집중하게 되고 그 후 아이들은 쥐죽은 듯 조용히 스마트폰에 빠져든다.

그렇지만 그때까지는 부모가 시간을 관리하고 어느 정도 범위를 설정해 아이를 스마트 폰에서 떼어 놓을 수 있었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본인의 스마트폰을 갖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스마트폰에 빠져들 기회를 잡은 것이 된다.

스몸비(스마트폰 좀비)란 신조어가 생겨나고, 교통 신호등을 길 바닦에 설치하는 상황이 된 것도, 어쩌면 스마트폰 으로 칭얼거림을 멈추던 세대들이 청소년이 되고 사회인이 되기 시작하면서 나온 ‘웃픈’ 형상이다. 

지방자치 시대가 열린 시기도 핸드폰의 보급시기와 비슷하다.

권력의 지방분산 과 지역에 맞는 조례제정 등을 통해 행복한 국민의 삶을 실현하고자 실시한 지방자치의 현실 또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처음 도입시기에는 정당과 상관없는 지역을 위한 참신한 사람들의 봉사정신이 시군의회나 도의회에 만연된 행태였다. 중앙정치인의 눈치 볼 필요 없이 소신껏 지역을 위한 행동과 발언을 했다. 

정치에 대한 욕심보다 지역 일꾼의 이미지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고, 재선이나 3선에 대한 도전 보다는 본인보다 더 잘할 수 있는 후보자를 추천하는 훈훈한 모습을 보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보급되는 시기가 되자 중앙정치의 축소판으로 전락해 버렸다. 

공천의 칼은 참신한 지역의 인재발굴이 아니라 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줄을 세웠고, 스마트폰에 정신 팔린 어린 아이들처럼 중앙당의 목소리에 모든 시선과 귀를 기울이며 눈치 보는 구태정치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 

중앙정치인이나 도지사 후보의 하품에도 기겁하고 뛰어가는 기초의원후보나 광역의원 후보 또는 자치단체장 후보를 볼 때 웃기면서도 슬프다는 표현인 ‘웃픈’ 마음이 드는 것은 이제 막 초등학교1학년 아이를 둔 부모의 마음과 같지 않을까?

6월 13일이면 다시 한 번 지역을 위해 봉사할 일꾼을 뽑는다. 정치인을 뽑는 요식행위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란다.

정치인이 아닌 지역의 봉사자가 당선되는 선거의 혁신을 바란다.

출마를 결심한 모든 후보자들에게 중앙정치세력의 줄 세우기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자치(自治:스스로를 다스리다)란 뜻과 지방이란 뜻이 합해진 올바른 지방자치의 시금석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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