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봄철 하늘이 온통 뿌연 잿빛 날이 계속되고 있다 마치 짙은 안개가 뒤덮은 듯 한 하늘이다. 지난 주말부터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미세먼지가 이어지고 있다. 평범한 마스크 정도로는 심각한 미세먼지를 이겨내지 못할 정도가 됐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미세먼지 비상조치를 위해 소란을 피우고 있지만 하나 마나라는 속수무책이다.

 국민들에게는 가급적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부득이 외출할 때는 보건용 마스크를 쓰라는 게 고작이다.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면 각자 스스로 알아서 대응하라는 얘기다. 미세먼지 문제는 땜질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지만 당국의 대책은 여전히 수박 겉 핥기식에 불과하다.

 특히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도 지지부진하다. 정부는 중국 유입 미세먼지의 저감을 위해 양국간 미세먼지 협력 의지를 담은 공동선언 추진, 미세먼지 저감 환경기술사업 확대 등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큰 소리를 쳤다. 하지만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며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중국에 끌려다니면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어 성과가 나올 리 만무하다. 국민이 안심하고 숨 쉴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미세먼지 대책을 서둘러야 할 줄 안다.

 국내 미세먼지의 상당 부분은 중국에서 유입된다는 사실도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때문에 중국에 당당하게 미세먼지 저감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미세먼지는 크기가 매우 작아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아 코 점막에도 걸러지지 않아 몸속에 직접 침투되면 천식과 폐질환 등은 물론 각종 질병을 야기한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는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되어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되고 있다. 고농도 미세먼지는 노인을 비롯해 유아 및 어린이 같은 건강 취약계층이 더 위험하다.

 미세먼지가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어 일부 국민들은 "이민 가고 싶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그만큼 국민들이 답답해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한반도 상공을 수시로 맴돌고 있어 서풍이 불어 올 때는 중국발 요인까지 겹쳐는 등 연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도 국회는 수개월 동안 계류 중인 미세먼지특별법을 심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무책임에 성토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민의 생명 안전에 침묵하는 정부는 이유 막론하고 존재 의미를 말할 수 없다. 벙어리 냉가슴 앓지 말고 중국에 할 말은 하는 당당한 환경외교를 펼쳐야 한다. 국민이 안심하고 숨 쉴 수 있는 종합적인 처방이 속도감 있게 나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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