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형적인 백제 사비기 돌방무덤에서 고고학적 사료가치가 있는 인골 등이 발견됐다.

[대전=충청일보 장중식기자] 전북 익산서 왕릉급 무덤으로 추정되는 '쌍릉'의 실체가 속속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2기 묘가 나란히 있어 '쌍릉'으로 불리는 익산 쌍릉(사적 제97호)에서 전형적인 백제 사비기 굴식돌방무덤과 현실 안에서 인골을 담은 나무상자가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쌍릉(대왕릉, 소왕릉) 중 대왕릉(직경 약 25m, 높이 5m 내외)은 입구가 중앙에 있으며, 단면육각형의 현실(玄室 : 시신을 넣은 널(棺)이 안치된 방)로 축조된 전형적인 백제 사비기의 굴식돌방무덤(횡혈식 석실분)으로 확인되었다.

대형의 화강석을 정연하게 다듬은 돌을 이용하여 축조했는데, 현실의 규모(길이 378cm, 너비 176cm, 높이 225cm)는 부여 능산리 왕릉군 중 가장 규모가 크다고 알려진 동하총의 현실(길이 327cm, 너비 152cm, 높이 195cm)보다도 더 크다.

특히, 현재까지 조사된 사비기 백제의 왕릉급 무덤으로는 처음으로 판축(版築) 기법을 사용하여 봉분을 조성하였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백제 사비기 왕릉급 무덤의 조성 과정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실 내부 중앙에 있는 화강암 재질의 관대(棺臺:무덤 안에 시신을 넣은 관을 얹어놓던 평상이나 낮은 대) 맨 위쪽에서 인골이 담긴 나무상자가 발견되었다.

1917년 일제강점기 조사 시, 발견된 피장자의 인골을 수습하여 봉안되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이 인골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항온항습실로 옮겨 보관하고 있는데, 과학적 조사를 위한 학제간 융합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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