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 전 언론인

[김종원 전 언론인] 선거운동을 진행하는 곳을 흔히 '캠프'라고 한다. 선거캠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 천안, 청주 등 충청권 주요도시에 캠프들이 즐비하다. 지방선거는 광역,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기 때문에 캠프들도 '엄청나게' 많다. 캠프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캠프라는 말의 의미를 안다. 캠프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근거지'를 말한다. 선거캠프는 선거를 이기기 위한 곳이다. 이기기 위해선 '필사적'으로 활동하는 곳이 선거캠프다.

 산행에서 '베이스캠프'라고 표현하는 곳은 '정복을 위한 근거지'다. 선거에서 캠프는 '당선'을 위한 근거지인데 산행보다는 훨씬 필사적이다. 필사적이다 보니 '전쟁'이란 표현까지 나온다. 선거전쟁. 상대방은 무찔러야할 적이 된다. 전쟁에서 사용하는 비열한 전술 전략이 사용된다. 이전투구 양상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선거운동을 많이 해 본 사람들은 안다. 캠프는 선거 시작할 때 우왕좌왕 하다가, 손발이 맞을 만하면 선거당일이 된다. 선거운동 시작할 때 서로 다른 생각으로 사람들이 모인다. 목표는 같지만 생각은 다른. 그래서 시시콜콜한 부분에서 '파열음'이 난다. 그러다 선거가 가까워지면 얼추 생각이 모아지기 시작한다.

 큰 선거 일수록 더 그렇다. 대통령 선거, 광역단체장 선거 등이 큰 선거다. 캠프 인원도 많이 필요하고, 거대 담론 및 큰 공약 등등. 그나마 승리하는 캠프는 선거 당일이 되면 '이제 할 만 하네'한다. 패배하는 캠프는 선거 당일까지 손발이 맞지 않는다.

 당내 경선이 활발해지면서 경선이후 캠프 통합 때문에 손발 맞추기가 더 어렵다.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 쪽이 패배한 쪽을 통합하느냐가 본선에 영향을 미친다. 집안싸움이 더 심한 경우도 있어서, 선거이후 아예 갈라서기도 한다.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후보는 '캠프 내 조율'을 잘 해야 한다.

 선거도 일종의 '수신제가' 과정이다.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을 같은 목표로 묶어 내는 것이다. 선거 캠프 활동은 '세밀한' 정치과정이다. 캠프에서 생산되는 각종 공약, 언론 보도자료, 후보자 활동 등은 우리나라 정치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큰 선거에서 캠프 활동이 중요한 이유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많은 캠프들이 이미 손발을 맞추고 있거나 맞추려고 할 것이다. 다들 파이팅 하길 바라며, 너무 건강을 해치지 않기를 바란다. 선거는 결코 목숨을 건 전쟁이 아니며, 선거 상대방은 무찔러야 할 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쟁은 각종 모략과 거짓, 허허실실로 치러내야 하지만 선거는 유권자들에게 후보자 진면목을 보여주면 된다. 캠프는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선거후보에 대한 검증을 상대방 후보 캠프 주장에 맡기지 않는다. 6월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자신을 돕는 캠프 멤버들에게 "우리를 제대로 보여 줍시다"라고 말해주면 좋겠다. "즐겁게 선거운동을 합시다", "우리가 하고 있는 활동을 모든 유권자들이 보고 있습니다", "품위 있는 선거운동을 합시다"라고 말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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