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미 성화개신죽림동 행정민원팀장

[김수미 성화개신죽림동 행정민원팀장] "이성계와 이방원의 부자관계는 어땠을까요?" 매주 금요일 성화개신죽림동 주민자치센터에 가서 귀를 기울이면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지난 3월 2일 개강한 주민자치프로그램 '이야기가 있는 역사교실'에서 들려오는 이야기이다. 40대에서 70대에 이르기까지 30여 명의 다양한 연령의 주민들이 강사님의 재미난 역사 이야기를 듣기 위해 삼삼오오 주민자치센터로 모여든다. 교과서에서 배운 역사보다 훨씬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에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하고 일제강점기와 6.25전쟁과 같은 아픈 역사 이야기에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신다.

 이렇게 역사에 대한 배움의 갈증을 해소해 주시는 분은 충북대학교 사학과 이석린 명예교수님이시다. 충북대학교와 경찰학교, 충북자치연수원 등에서 오랫동안 제자들을 가르치신 교수님은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매주 두 시간씩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 강의로 '재능기부'를 실천하시는 분이다.

 처음 재능기부는 주로 기업들 사이에서 시작됐다. 기업이 갖고 있는 재능을 기업 이익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에 기여하는 형태로 나눴고, 이를 통해 기업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요즘 재능기부는 이러한 기업만의 일도 아니고, 탁월한 재능을 가진 소수 개인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미용사는 가위로, 의사는 청진기로, 그림·음악·스포츠 분야 등 자신만이 가진 재능을 통해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나눔을 실천하고자 한다면 충분히 재능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

 행정기관인 주민센터에 자리 잡은 주민자치센터는 주민자치기능을 강화하고 주민 편의 및 복지증진을 위한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다양한 주민자치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성화개신죽림동 주민자치센터에서도 기타, 민요, 탁구 초급(주간·야간), 탁구 중급(주간·야간), 요가, 필라테스, 서예, 시 낭송, 캘리그래피, 방송댄스, 역사교실 등 13개의 주민자치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강사는 자원봉사 임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자원봉사자가 없어 역사교실을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의 강사료를 주민센터에서 지원하고 있다. 현재 청주시 모든 주민자치프로그램이 강사료를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재능기부'는 다양한 형태로 우리 삶 가까이에 와 있다. 주민자치센터에도 내 이웃을 위한 재능기부의 씨앗이 더 많이 뿌려진다면 처음 주민자치센터의 도입 목적 그대로 주민이 주인이 되는 참 주민자치가 실현되지 않을까? 성화개신죽림동 주민자치센터도 더 많은 재능기부로 주민들이 더불어 풍요로운 삶을 향유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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