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통계청이 지난주(11일)에 발표한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45%p 상승한 4.5%로 집계되어 17년 만에 최악이었으며, 이중에서도 청년층 실업률은 11.6%로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발표되었다.

 4월도 중순에 접어드는 완연한 봄이건만, 주위의 어두운 소식들이 우리를 움츠리게 만든다. 영국시인 T.S.Eliot 의 <황무지>에 표현한 대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인가? 요즈음 대학가는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었지만, 서두에 언급된 청년실업이 정말 심각함을 누구보다 피부로 느끼는 현장이기에, 학생들과 교수들이 금년 한해를 어떻게 준비하여 취업전쟁에서 살아남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대학마다 취업대책을 마련하여 노력하고 있지만, 필자가 소속한 대학은 1학년부터 상담 책임제로 학생들을 교수에게 배분하여 매주 직접 면담을 하면서 학생들을 관리하고 있다. 사실 필자가 소속한 학과는 취업에 있어서는 수년간 취업우수학과로 지정될 만큼 다른 학과에 비해 그나마 나은 실정이었으나, 금년 2월에 졸업한 학생들의 취업률은 시원치 않았다. 그래서 지난 졸업식 때에도 참으로 미안한 마음으로 저들과 헤어지면서 졸업은 했지만 아직 졸업은 아니라고 하면서 저들과 자주 연락할 것을 약속했었다.

 그래서 그랬던가? 지난주 졸업생들의 몇 통의 전화는 참으로 반가웠다. 취업대상 기관의 서류전형에 합격하여 면접을 준비하고 있는데, 어떻게 대비해야할 지 문의를 해온 것이다. 사실 졸업하고 전화하기가 쉽지 않았을 터인데 말이다.  취업대상 기관홈페이지를 유심히 살펴보며 어떻게 조언을 해줄지 고민해 본다.

 필자는 평소에 면접을 잘 보는 비결을 다음과 같이 강조해 왔다. 첫째, 해당기관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그 기관의 설립배경, 이념, 비전 등을 세밀하게 살펴 어떤 가치관을 요구하는지를 파악하는 것과 둘째, 모든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원칙에 맞춰 취업대상 기관을 간절한 마음으로 몇 차례 방문할 것을 주문하곤 했었다.

 필자가 대학에 오기 전 현장에서 근무할 당시 신입사원을 면접할 때의 경험을 떠올리면, 대개의 학생들이 면접 당일 처음으로 지원기관을 방문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적어도 내가 취업하고 싶은 기관이라면 간절한 마음으로 미리 방문하면서, 현장을 둘러보면서,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많은 생각을 할 것이고, 그 때마다 떠오르는 생각을 잘 정리하는 것이 면접관의 마음에 다가가는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화를 해온 졸업생에게 그들이 준비한 내용을 듣고 조언을 해주면서 용기를 북 돋아 주었다. 아마 그들은 내게 받은 조언보다 과정 속에서 느끼고 정리된 부분이 더 도움이 되었으리라. 그 결과 한 명은 최종합격이 되었고, 다른 한명은 이번 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도대체 취업이란 무엇인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심각해지는 취업대란 속에서 스승으로서의 무력함과 한계가 밀려와 혼란스럽다. 금년에는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저들의 취업을 고민해 보리라 다짐하지만 답답하다. 4월 말에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어려운 국내외의 여건이 하루속히 풀려 취업 걱정 없는 세상이 속히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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