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상 강서2동 주민센터 주무관

[서두상 강서2동 주민센터 주무관] 무심천 변에 벚꽃이 폈다. 아래 억새밭에서 연인끼리 사진을 찍고 친구들끼리 장난을 치고 있다. 마음껏 자전거도, 산책도 할 수 있는 완연한 봄날이다. 종종 반팔을 입은 사람들도 보이고 얇은 패딩을 손에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여러 주의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28일 강원도 고성에서 축구장 56개 크기의 산림이 불길에 사라졌다. 오전 6시 20분 발생한 불길에 강원도와 고성군은 170여 대의 장비와 3000여 명의 인력을 동원해 11시간 만에 진화했다. 그 외에 잔불 정리와 뒷불 감시에 40여 대의 소방차와 500여 명의 인력이 대기했다. 집이 타버린 7명의 이재민은 경로당에서 밤을 지새웠고 주택 5채를 포함한 건물 20동이 소실됐다.

 그나마 관계 기관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으로 1시간 20분 만에 주민을 대피시켜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 30일 고성군과 여러 단체들이 나무 나눠주기 행사를 통해 잿더미로 변한 산림을 다시 가꾸는 행사를 가졌다. 산불은 항상 경계해야 하지만 특히 봄철이 가장 중요하다. 이맘때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기 때문에 조그만 불씨에도 큰불이 될 수 있다. 따뜻한 날씨로 여러 곳에 등산객들이 많은데 반드시 라이터 같은 화기용품은 집에 두고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담뱃불 하나에도 번져나가는 불길에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봄이라고 밭에 불을 내는 일은 더욱 많다. 하루에도 여러 곳에서 까만 연기가 오르는데 미리 관계 관청과 소방서에 신고를 해야 하지만 귀찮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혹은 조금이라며 생활쓰레기와 함께 불을 내는 일이 있다. 더욱이 얼마 전 90세 어르신이 밭을 태우다 번지는 불길을 잡지 못해 화상을 입고 이틀 만에 사망하는 일도 발생했다. 각별히 주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하다 보면 나와 내 가족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게 된다.

 또 하나, 중국발 황사 먼지와 더불어 초미세먼지가 뿌옇게 하늘을 뒤엎고 있다. 각 지자체에서는 미세먼지 감소를 위해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나 전기자동차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미세먼지 수치를 항상 볼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상시 노출시키거나 전광판으로 전파하고 있다. 각 지자체 예비후보들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 보급, 미세먼지를 줄이는 기술을 만들 수 있게 관련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방법, 도시 숲을 확대하여 자연정화 기능을 높이는 방법, 어린이집, 경로당 등 취약시설을 대상으로 공기 청정기 대여비 지원 등을 내놓고 있다.

 국가 및 지자체에서 미세먼지 감소를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편서풍 지대에 위치한 지리적 한계에 비춰볼 때 중국의 영향을 제외할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 중국에서 미세먼지와 스모그로 폐암 환자가 늘어났다는 언론 보도도 종종 있었고 최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한반도 미세먼지의 일부가 중국산임을 처음 입증해 낸 만큼 미세먼지 감소를 위해서는 중국과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 이 따뜻한 봄날 뿌연 대기 환경을 보고 봄꽃이 피어있는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도 슬픈 일인 만큼 산불이 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활기 넘치는 여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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