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청주의 내덕동 일대는 대표적인 도심 낙후지역이다. 한때 이곳은  지금의 성안길 일대를 중심으로 한 시내 번화가에 비할 정도는 아니였지만 청주 북쪽의 대표 중심지였다. 청주대를 중심으로 각급 학교가 많이 들어서 있고, 주택가가 오밀조밀 형성돼 상주인구도 많았다. 특히 내덕동의 터줏대감격인 연초제초장은 지역 상권의 핵심이었다. 많은 근로자들로 공장은 항상 북적였고, 더불어 일대도 활기로 가득찼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내덕동은 생동감을 잃었다. 가장 큰 원인은 청주대와 함께 내덕동의 양축이라 할 수 있는 연초제조창이 자사의 통폐합 방침에 따라 문을 닫으면서 침체의 길을 걸었다. 공장가동이 멈춘 건물은 쓰임새를 제대로 찾지 못해 한동안 빈건물로 방치됐고, 연초제초장 덕에 생업을 이어가던 인근 상가들도 문을 닫고 이 곳을 떠났다. 그렇게 되면서 내덕동 일대는 청주의 대표적인 원도심 낙후지역으로 전락했다. 가끔 빈건물을 활용한 각종 문화 행사 등이 열리긴 했으나 예전 내덕동의 활기찬 모습을 되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내덕동에 다시 생기를 불어넣을 도시재생사업이 지난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청주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원도심의 활성화와 지역의 균형발전을 꾀한다는 측면에서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구)연초제조창 도시재생사업은 골자는 대략 이렇다. 청주시는 연초제조창 본관동 건물을 현물출자하고, 주택도시기금과 LH가 현금을 출자해 지난 2004년 가동이 중단된 옛 연초제조창을 리모델링(부지면적 1만2850㎡, 건물연면적 5만1515㎡)하는 것이다. 리모델링을 통해 공예클러스터 및 문화체험시설, 상업시설 등 복합시설을 조성하게 된다. 이곳에는 상설전시관, 아트샵, 북카페, 수장고, 갤러리샵 등 공예관련 시설, 공연장 및 문화교육체험시설과 민간의 수익시설 및 문화체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약 1년3개월 뒤인 오는 2019년 7월 리모델링이 끝나면 내덕동에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생기는 것이다. 건물이 준공되면 청주시는 공예클러스터를 인수해 한국공예관 이전, 비엔날레 및 상설전시회 개최, 문화교육체험시설 운영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상업시설 및 문화체험시설은 10년간 민간사업자가 운영 후 시에서 인수해 민간에 재 임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청주시는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옛 연초제조창의 역사성 및 상징성을 보존하는 동시에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 및 휴식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지역경제 활성화 등 쇠퇴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청주시의 얘기처럼 연초제조창이 쇠락한 내덕동을 다시 살리는 원동력이 되길 기대한다. 더나아가 이와 비슷한 사업을 하게 될 전국의 수많은 지자체에 청주연초제초장 도심재생사업이 선구적인 롤모델이 되길 바란다. 기왕 많은 돈과 인력을 들여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시설이 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은 더욱더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 인터넷 통합검색창에 '청주에 가볼만한 곳'을 치면 '내덕동 연초제조창'이 뜰 수 있도록 하드웨어적인 측면과 소프트웨어적인 측면 모두 심사숙고해서 세계적인 문화명소를 만들어야 한다. 흔히 외지인들은 청주하면 갈데없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가고 싶은 청주가 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핫플레이스'를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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